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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만에 1등 탈환에도 웃지 못하는 윤종규

작년 순익 3.3조…신한금융 제쳐

채용비리로 '잔치 분위기' 퇴색

해외 M&A 등 경영전략 차질도





검찰의 채용비리 수사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KB금융에 모처럼의 낭보가 날아들었다. KB금융이 지난해 3조3,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9년 만에 신한금융을 누르고 리딩뱅크를 탈환했다. 지난해 분기별 실적을 놓고 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엎치락뒤치락해왔지만 전체로 놓고 보면 KB금융이 9년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한 것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54.5% 증가한 3조3,119억원을 기록했다. 2008년 지주사 출범 이후 최고 실적으로 2조9,179억원의 신한금융을 거뜬히 제쳤다.

지난해 KB금융의 순이자이익은 7조7,100억원으로 전년보다 20.4% 증가했고 순수수료이익도 전년보다 29.3% 늘어난 2조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수수료이익 증가는 통합 KB증권이 출범하면서 증권업 수입 수수료가 많이 늘어난 영향이다.

계열사별로 보면 국민은행은 여신 성장과 시장금리 상승을 토대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1,750억원으로 전년보다 125.6%나 증가했다. 원화대출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34조9천억원이었으며 중소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순이자마진(NIM)은 신용대출과 중소기업대출 증가를 바탕으로 전년보다 0.13%포인트 오른 1.71%를 나타냈다.



아울러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KB손해보험은 3,303억원, KB국민카드는 2,968억원, KB증권은 2,717억원 등 비은행 계열사 이익 기반도 확대됐다. KB금융 관계자는 “은행 수익성이 개선되고 KB증권 출범,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 완전자회사화를 통해 비은행 계열사 이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지주사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을 시현했다”고 말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18%로 두 자릿수로 올라섰고 총자산수익률(ROA)은 0.82%였다. 은행 수익성 개선 및 비은행 계열사 이익 확대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436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과 희망퇴직 비용 등으로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38.3% 감소한 5,542억원이었다.

다만 이 같은 낭보에도 KB금융이 웃지 못하는 것은 검찰의 국민은행 채용 비리에 대한 수사가 전방위로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정치권에서도 국민은행이 관리해온 별도 ‘VIP리스트가 있다’며 가세해 경사로운 날에도 웃지 못하는 것이다. 더구나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해 11월 연임에 성공한 후 “신한금융보다 30% 이상 앞서야 진정한 리딩뱅크”라며 독려해왔는데 채용비리 의혹에 휩싸이면서 경영전략도 흔들리고 있다. 1위 탈환이라는 희소식에도 채용비리 수사 여파가 확산되면서 “2020년 모든 사업 분야와 계열사가 1등을 차지하도록 하자”는 윤 회장의 중장기 비전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KB금융은 이날 글로벌 브랜드 전문 평가기관인 ‘브랜드 파이낸스사’가 선정한 ‘뱅킹 500브랜드 2018(Banking 500 Brands 2018)’에서 국내 1위, 글로벌 58위를 차지했다. KB금융의 브랜드 가치는 전년 대비 18% 증가한 약 5조1,000억원(46억달러)으로 평가됐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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