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그룹의 동부대우전자 인수가 9일 마지막 고비를 겪고 있다. 대유그룹은 자금력에 의구심을 받아온 대유위니아(071460) 대신 지주사인 대유홀딩스를 내세워 막판 협상에 들어갔으나 매도자인 재무적투자자(FI) 사이에서 추가 신용보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대보다 낮은 인수금과 조건을 놓고 FI 사이에서 이견도 크다. 이에 따라 결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2시부터 NH투자증권의 주관 아래 서울 강남 모처에서 대유홀딩스와 FI인 KTB 프라이빗에쿼티(PE), 유진자산운용, SBI인베스트먼트 등 관계자가 다섯 시간 이상 협상에 매달렸다. 동부대우전자 매각 대상 지분은 FI 몫 45.8%와 이들의 주장을 따라야 하는 DB그룹 측 지분을 합친 100%다. 업계 일각에서는 양측이 이날 주식양수도계약을 하기로 결정한 만큼 매각이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했으나 실제로는 대유홀딩스의 자금 증빙이 빈약해 전날까지 파기 여부를 놓고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FI 입장에서는 투자한 원금만이라도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양측의 견해 차가 있고 FI 사이에서도 유진자산운용과 나머지 주체가 이견을 빚으면서 이날 회의를 취소하자는 의견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대유그룹은 김치냉장고 이외 소형 가전시장에서 국내외 시장 점유율을 넓히기 위해 필사적으로 이번 인수에 달려들었다. 그러나 초반부터 투자금 1,350억원과 약속한 이자까지 합쳐 2,000억원을 기대했던 FI의 예상에 크게 못 미친 가격을 써냈다. 그나마 인수대금이 전액 FI에 가는 구조가 아닌 절반은 유상증자 형식으로 동부대우전자에 남기겠다는 조건이어서 초반에는 사실상 탈락자였다.
이후 대유그룹은 골프장인 몽베르컨트리클럽과 스마트저축은행을 소유해 상대적으로 자산이 풍부한 대유홀딩스가 나서 남은 인수를 추진했다. 대유위니아가 이날 오전 동부대우전자 인수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공시한 이유도 대유위니아 채권단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유홀딩스 관계자는 “매각 결정이 늦어진 것은 대유홀딩스보다는 재무적 투자자끼리 합의하지 못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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