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대한민국 최우수 브랜드라고?”
산업통상자원부가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며 한국 시장에서 철수를 저울질하고 있는 한국GM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업계의 최고 브랜드로 선정한 것을 두고 소비자들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철수라는 초강수를 두지 않더라도 일자리를 볼모로 정부를 겁박하고 있는 현재 상황만 놓고 보더라도 브랜드 이미지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한국GM은 스파크와 말리부, 트랙스가 산업연구원이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후원하는 ‘2018 대한민국 브랜드 명예의 전당’에서 차급별 최우수 브랜드로 선정됐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스파크는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는 경차 중 유일하게 신차안전도평가에서 1등급을 받아 안정성을 인정받았고 말리부는 2018년형 1.5L 터보 모델이 저공해 차량 인증을 획득한 점이 주요했다는 게 GM측의 설명이다. 회사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에서 최우수 브랜드로 선정된 트랙스는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키운 부분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평가 결과와는 딴판이다. 최근의 철수설은 논외로 하더라도 지난해 해당 차종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높았는지부터가 의문이다. 스파크의 경우 지난해 국내에서 총 4만7,244대가 판매됐다. 전년 대비로는 39.5% 급감한 수치다. 말리부 역시 3만3,325대로 같은 기간 9.1% 판매량이 줄었다. 트랙스가 1만6,549대의 판매량으로 1년 전보다 18.3% 늘었지만 경쟁모델인 쌍용차의 티볼리(5만5,280대)나 현대차의 코나(2만3,522대)의 판매량에 한 참 뒤진다.
평가 항목 중에는 기업의 경영 실적도 있다. 한국GM은 지난 2016년까지 3년 간 약 2조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6,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한국GM의 차량을 구매하기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하기 때문이다. GM은 군산공장 폐쇄라는 조치에 더해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한국 시장에서 아예 철수할 분위기다. 이미 서비스센터를 외주화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차량 구매 후 사후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우려가 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는 차량 구매의 주요 결정 요소인데, 한국GM의 브랜드 이미지 훼손은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된다”면서 “올해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더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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