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골프장 이용객수가 꾸준히 늘어나며 골프웨어나 골프장 등의 기업공개(IPO)가 이어지고 있다. 패션업계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골프웨어 브랜드부터 전성시대를 맞이한 대중제(퍼블릭) 골프장까지 상장이 준비된 기업들은 ‘골프 프리미엄’으로 인해 높은 몸값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크리스F&C는 최근 KB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작업에 착수했다. 까스텔바작도 NH투자증권(005940)과 손을 잡고 올해 안에 코스피시장에 입성을 추진 중이다.
골프 관련 기업들의 상장이 이어지는 데는 산업이 확대됨에 따라 기업들이 성장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2월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표한 ‘2018 골프장 산업 전망’에 따르면 골프장 이용객수는 지난해 3,542만명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올해도 역시 2.1% 늘어난 3,615만명이 골프장을 이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골프 인구수는 미국, 일본, 영국, 캐나다에 이어 세계 5위로 올랐다. 골프 이용객수가 늘어나며 용품의 수입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통관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까지스포츠용품품목별 골프용품 수입액은 3억773만7천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0.9% 늘어났다.우리나라의 전체 스포츠용품 수입액 중 골프용품 비중은 24.2%로 스포츠화(43.9%)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레저산업연구소는 골프용품 수입이 많이 증가한 것은 김영란법에도 20∼4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골프 인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상반기 IPO에 나서는 크리스F&C는 핑, 팬텀, 파리게이츠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필링크가 지분 63%를 1,725억원에 인수하며 규모가 더욱 커졌다. 2015년 매출 1,641억 원, 영업이익 209억 원에서 2016년 각각 2,034억 원, 305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3·4분기에는 매출액 585억원, 영업이익 101억원, 당기순이익 75억원을 달성하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까스텔바작 역시 패션그룹형지가 인수하며 지난해 매출을 1,000억원까지 늘리는 등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다.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는 퍼블릭 골프장 역시 증시에 입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전남 무안의 대형 퍼블릭 골프장인 무안CC를 운영하는 남화산업은 올해 7~8월 경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무안CC가 IPO에 성공할 경우 퍼블릭골프장 상장 1호가 된다. 신라CC, 파주CC를 보유하고 있는 KMH신라레저 역시 연내 IPO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하반기에 상장이 예정돼 있는 카카오게임즈도 카카오톡으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골프 부킹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페이, 카카오 네비, 카카오 드라이버 등 과의 시너지 서비스를 내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 관련 업체들이 상장을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리조트 설립, 골프 체인 비지니스 등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면서도 “상장을 한 골프웨어 기업이나 골프장의 사례가 없기 때문에 기업 밸류에이션을 산정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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