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선 관심사는 오는 4월의 삼성중공업 유상증자 성공 여부다. 주주배정 이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1조5,000억원 규모로 이뤄지는데 삼성전자(1대 주주) 16.91%(2017년 3·4분기 기준), 삼성생명(2대 주주) 3.24%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총 23.15%에 이른다. 대주주의 증자 참여가 불발될 경우 다른 주주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대주주가 증자 성공의 키를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중공업 주주가 아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실권주 일반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은 구주주 청약(4월12~13일) 전에 이사회를 열어 최종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으로서는 다급할 수밖에 없다. 올 초 삼성중공업이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던진 것도 대주주의 유상증자 참여를 호소하려는 자구적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많았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와 올해 2년간 7,3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이라는 음울한 전망을 발표한 바 있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영어의 몸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삼성중공업 입장에서 다행스럽다”면서도 “(하지만 삼성중공업의) 실적이 좋지 않아 삼성전자의 유상증자 참여가 이런저런 논란으로 비화할 우려는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대주주 증자 참여 논의가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지막 카드로 결국 오너 참여를 논의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짚었다.
1조2,875억원 유상증자에 나선 현대중공업의 납입일도 이달 8~9일로 성큼 다가왔다. 특히 최대주주인 현대로보틱스가 유상증자에 120% 초과 청약할 것을 결의했다. 업계의 한 임원은 “로보틱스가 현재 보유한 지분만큼 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다른 주주가 청약권리를 행사하지 않아 생기는 주식도 공격적으로 사들이겠다고 밝혀 현대중공업 사정이 더 낫다”고 말했다. /이상훈·김우보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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