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등 전세계적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강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 기반기술인 ‘블록체인’은 대선투표와 의료기록 관리 등에 활발히 이용되는 모양새다.
주요 해외 언론에 따르면 서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에서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대선 투표를 도입됐다. 물론 IT 강국 에스토니아는 물론, 스페인, 호주 등 해외 각국에서 블록체인을 도입한 투표가 진행된 적이 있지만 대선에서 적용된 것은 시에라리온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전세계 투표 방식에 대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을 기대하며 시에라리온의 대선 투표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시에라리온처럼 정세가 뒤숭숭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선거 기반 정치 체제가 안착할 수 있을 것이란 관망도 나오고 있다. 시에라리온은 오랜 기간 다이아몬드를 두고 이권 다툼이 벌어지며 혼란한 정세가 이어졌다.
이번 시에라리온 당국과 함께 대선을 진행한 기업은 스위스의 전자투표 전문 스타트업 아고라(Agora)다. 아고라는 현재 유럽 및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들과 전자투표에 대한 논의를 진행중인 상태다. 제이런 루카시비츠 아고라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시에라리온과 같은 국가들은 이 같은 투표 방식을 활용해 논쟁의 여지가 많은 선거라도 잡음을 줄이고 공정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에라리온의 IT 인프라 여건상 공정성에 대한 우려점도 지적되고 있다. 아고라에 따르면 투표방식은 유권자들이 종이로 된 투표용지에 투표를 하면 이를 블록체인망에 기록하는 식이다. 때문에 개표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침입하거나 실수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투표 단계부터 진행, 개표까지 모두 블록체인 시스템 상에서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관계자는 말한다.
한편 의료 분야에서도 블록체인 도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의료기록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디컬체인은 최근 영국 런던의 그로브스메디컬그룹과 블록체인 기반 환자 관리 시스템을 시범도입하기로 협약했다. 이에 따라 그로브스메디컬그룹이 확보하고 있는 환자 3만여명과 환자 가족 1000여명들은 메디컬체인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이용해 의료 서비스를 받게 된다.
영국에서 의료 분야에 블록체인을 도입하고 암호화폐 결제를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자들은 이 플랫폼에 접속해 원격진료를 받을 수 있으며, 암호화폐로 진료비도 결제할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는 오는 7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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