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구진이 내시경으로 축농증(부비동염), 코 종양, 두개저 질환자의 수술에 앞서 맞춤형 예행연습을 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를 개발하고 효과를 확인했다.
12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원태빈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내시경 부비동(副鼻洞) 수술 등에 적합한 가상수술환경 시뮬레이터를 미국 스탠포드대와 공동으로 개발해 수술 성공률을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연구팀이 부비동염(축농증), 코 종양, 두개저 질환 등 다양한 병변을 가진 환자 10명에게 시뮬레이터 모의수술과 실제 수술을 비교한 결과 매우 유사한 예행연습이 가능했다. 이 시뮬레이터는 환자에게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얻은 고해상도 영상을 컴퓨터그래픽으로 처리해 병변의 위치·노출 정도·해부학적 특징 지표 등을 실제 수술 장면과 거의 똑같게 묘사한다.
부비동(副鼻洞)은 코뼈 주변 뺨·이마·눈 경계 부위에 점막으로 둘러싸인 4개의 빈 공간으로 코곁굴·부비강(副鼻腔)이라고도 한다. 공기로 차 있으며 감기·비염·알레르기 질환으로 점막이 부어 코와의 연결통로가 좁아지거나 막히면 맑은 콧물이 누런 고름으로 바뀐다. 축농증이라고 하며 심하면 악취가 난다. 부비동은 매우 복잡하고 안구, 뇌 기저부와 내경동맥 등 중요한 조직과 인접해 있어 잘못 수술할 경우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부비동 내시경 수술은 절개수술에 비해 회복시간과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축농증에서 시작해 코 종양, 두개저 질환 등 수술로 적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다만 내시경 영상을 모니터로 보면서 하기 때문에 입체감·현실감이 떨어지고 좁은 공간에서 도구를 조종하기 때문에 많은 경험과 훈련이 필요하다. 또한 성공적인 수술과 합병증 최소화를 위해서는 환자의 해부학적 특성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원 교수는 “환자 맞춤형 시뮬레이터 개발로 복잡한 부비동 내시경 수술의 리허설이 가능해졌다”며 “수술 합병증과 후유증을 최소화 해 환자 안전, 의료진 훈련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는 현재 부비동 재수술, 코 종양 환자에게 수술 전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으며 향후 모든 부비동 내시경수술에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알레르기·비(鼻)과학 포럼’(International Forum of Allergy & Rhinology) 1월호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