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있는 한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최소 4명이 숨지고, 6명 다쳤다고 GMA뉴스 등 현지 언론과 외신이 전했다. 이 호텔에 투숙 중인 한국인 관광객 25명은 안전하게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현재까지 우리 국민 25명의 안전을 확인했다”면서 “이들 중 2명은 호텔 옥상에서 대피 중 현지 소방당국의 헬리콥터를 통해 구조됐으며 일부는 유독가스로 흡입에 따른 호흡 불편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불은 이날 오전 9시 50분께(현지시간) 마닐라의 주요 관광지구에 카지노와 객실 350개를 갖춘 22층짜리 워터프론트 마닐라 파빌리온 호텔 2층에서 시작됐다. 화재는 카지노를 먼저 덮친 뒤 3층으로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소방당국은 건물 5층에 손님과 호텔 직원 19∼20명이 갇혀 있는 것으로 확인돼 이들과 연락망을 유지한 채 구조작업을 진행하면서 불이 고층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숨진 4명 가운데 2명은 호텔 경비원과 회계 담당자로 확인됐지만, 2명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또 손님과 호텔 직원 6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측은 신고를 받은 즉시 성기주 경찰영사를 현장에 보내 우리나라 관광객 25명 이상이 이 호텔에 투숙한 것을 확인하고 피해 여부를 파악중이다. 성 영사는 “현재까지 나온 사상자 가운데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지 소방당국과 경찰청 등 유관 기관과 공조해 계속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대사관측은 현지 한인회와 함께 관광객들이 묵을 숙소를 알아보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 호텔은 지난해부터 리노베이션 작업을 진행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소방당국은 진화·수색작업이 끝나는 대로 화재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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