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콜택시앱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 교외의 한 교차로에서 보행자를 치여 숨지게 하는 사고를 냈다고 미국 언론이 현지시간으로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율주행차 운행과 관련된 첫 보행자 사망 사고로 관련 업계와 학계, 시민단체 등에서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피닉스 인근 도시 템페에서 운전석에 운전자가 앉은 상태에서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하던 우버 차량이 전날 저녁 10시께 템페 시내 커리 로드와 밀 애버뉴 교차로에서 길을 건너던 여성 보행자 엘레인 허츠버그(49)를 치었다. 차에 치인 허츠버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고 당시 자율주행차는 커리 로드 북쪽 방향으로 진행 중이었고 보행자는 서쪽 편에서 횡단보도 바깥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사고가 난 교차로가 모든 방향으로 복수의 차선이 있는 복잡한 교차로라고 전했다.
우버는 지난 몇 개월 동안 피닉스와 템페에서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하고 있었다. 경찰은 우버 측이 사건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버 대변인은 “피해자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 현지 경찰에 전폭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에릭 웨이스 대변인은 현지에 조사팀을 급파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보행자가 횡단보도 바깥으로 벗어나 건너던 상황이어서 자율주행 모드에서 차량이 보행자 주의가 필요한 구역이 아닌 것으로 인식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라 코스로우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 “애리조나에서 들려온 믿을 수 없이 슬픈 소식을 접했다. 희생자 유족을 생각하며 법집행기관과 함께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템페 시의 시장인 마크 미첼은 “장애인, 노약자에게 필요한 자율주행 기술의 유망성 때문에 시 차원에서 자율주행 테스트를 환영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우버는 사고가 발생하자 애리조나 주 피닉스·템페와 피츠버그,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등지에서 진행하던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우버는 북미 전역의 시험 운행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언론은 이 사고로 자율주행차 운행의 안전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듀크대학의 로보틱스 전문가 미시 커밍스는 워싱턴포스트(WP)에 “운전자 없는 차량 운행 기술의 급속한 전환은 위험하다. 컴퓨터 버전의 자율주행 모드는 익숙하지 않은 운행 환경에서 매우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연방 차원의 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자율주행차 운행에 관한 분명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 언론은 연방 교통당국이 시험 운행이 허용된 주에서 자발적인 안전 보고서만 제출받고 있는 상황도 지적했다.
소비자 단체인 컨슈머 워치독의 존 심슨 국장은 USA투데이에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이 완전히 입증될 때까지 모든 공공도로에서 테스트를 중단해야 한다. 이런 비극이 재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고 때문에 새 기술의 발전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래에너지 관련 단체의 자율주행차 전문가 로비 다이아몬드는 “자율주행차는 여전히 교통사고 사망자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며 “연방기관이 조사해 정책 결정자들이 안전하게 테스팅 조건을 갖출 수 있도록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아람인턴기자 ram101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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