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제약·바이오주들의 주가가 널뛰기를 이어가며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다수의 업체가 임상을 완료하거나 이르면 내년 매출 발생을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거품 논란’이 일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6일 코스닥 시장에서 코스닥 제약업종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43% 오른 1만2,039.97로 장을 마쳤다. 개별 악재에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파고’까지 겹치며 지난 22일 1.74%, 23일 7.53%의 이틀 연속 하락에서 급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최근 임상 중단 루머가 돌며 22일 주가가 급락했던 신라젠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8,500원(8.47%) 급등한 10만8,800원에 마감했고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조인트스템’의 조건부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가 반려라는 악재를 맞은 네이처셀도 이날 엎치락뒤치락하다 전일 대비 1,000원(4.03%) 상승한 2만5,800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은 신라젠의 경우 각각 52억원, 117억원 순매수했고 네이처셀 역시 14억원, 5억원을 사들이는 등 수급도 돌아오는 모습을 보였다.
이태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번 위기는 기회일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국내 바이오 업종은 시장이 원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국내 개발사들도 이에 맞춰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향후 가치 상승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혜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쉬어갈 수 있겠으나 임상 데이터가 발표되는 주요 학회 일정들이 남아 있어 향후 투자심리가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평가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차바이오텍이 시장에 부정적인 신호를 줬다는 분석이다. 연구·개발비를 기준 이상으로 자산화해 기업 가치를 부풀린 다른 업체가 추가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이번 결산 때 연구·개발비 회계 처리를 테마 감리 항목으로 정했고 감사보고서 제출이 모두 완료되는 대로 올해 상반기 안에 추가 감리가 필요한 제약·바이오 업체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상승세를 탄 바이오 업종이 다시 하락세를 맞을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은 오는 28 코스닥150지수에서 빠지고 대신 텔콘이 편입된다. 제약·바이오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16일 기준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59.7배나 된다. 미국(15.8배), 유럽(15.2배), 일본(25.2배) 등 주요 선진국보다 2~3배 이상 높다.
허 연구원은 “탄탄한 기술력을 가진 연구·개발 업체, 대형 제약사 중심으로 옥석을 가려 접근하는 것이 리스크 완화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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