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지금 하룻밤을 새면 다음 날 일할 수 있죠? 저는 밤을 새면 이틀을 일을 못해요. 정신은 몸을 상당히 따라갑니다. 그때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야 해요.”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은 29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 프라임홀에서 진행한 특강에서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소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장 위원장은 이해를 돕기 위해 자신의 경험과 사례를 앞세워 강의하면서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췄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 위원장이지만 권위를 내려놓고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 청바지 차림의 캐주얼한 복장으로 강연에 임했다. 강연장에 모인 300여명의 학생들은 장 위원장의 재담에 웃음을 터뜨리며 열띤 호응을 보냈다.
장 위원장은 자신의 얘기를 풀어나가기보다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 노력했다. 강의 시작에 앞서 “학생들의 관심사를 알고 싶다”며 ‘취업’ ‘스타트업’ ‘게임’ 등 항목별 선호를 파악했다. 그는 학생들이 자신의 주력 분야인 ‘스타트업’보다 ‘취업’에 대해 관심을 보이자 “여러분이 스타트업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을지 모르지만 (저는) 그쪽 생태계에서는 나름 유명하다”고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2학년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유명한 게임회사 최고경영자(CEO)가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인 줄 몰랐다”면서 “예상보다 젊은데다 학생들 생각을 잘 이해하는 것 같아 반가웠다”고 전했다.
이날 장 위원장은 “학생들의 질문을 많이 받고 싶다”며 준비한 강의 내용을 축약해가며 질의응답에 시간을 할애했다. 한 학생이 “위원장님의 하루 일과가 궁금하다”고 질문하자 되레 “얘기는 해줄 수 있는데, 제 일과가 왜 궁금하냐”고 특유의 재담으로 응수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장 위원장은 자신의 e메일 주소를 공개하면서 “편하게 질문해달라. 자세한 상담은 아니어도 한 번은 꼭 답장하겠다”고 말해 호응을 얻었다. 학생들은 장 위원장의 e메일 주소가 강단 화면에 뜨자 휴대폰을 꺼내 들고 사진을 찍어 기록했다.
특강 후 한 학생은 “유명한 CEO이자 장관급 인사이지만 학생들과 거리낌 없이 대화하려는 자세가 멋있었다”며 “강연도 유익했고 e메일을 보내면 꼭 답을 해주겠다고 약속해줘서 좋았다. 궁금한 내용을 정리해 메일을 보내보겠다”고 말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