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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택시 유료화·블록체인 진출...수익·혁신 '두 토끼' 잡을까

우선 호출·즉시 배차 기능 도입

경영진 교체 후 수익개선 박차

블록체인 앞세워 글로벌 진출도

外人 이달 들어 1,800억 순매수

여론 반발에 적법성 논란까지

택시 유료화 성공은 지켜봐야





다양한 서비스로 기술 혁신을 주도해온 카카오(035720)가 ‘수익’과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택시서비스를 일부 유료화하고 실무형 경영진을 전면 배치하는 등 질적 성장에 본격 돌입한다. 동시에 블록체인을 미래 세대 핵심기술로 보고 연내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에 나설 계획도 밝혔다. 그동안 부진했던 수익화에 집중하겠다는 발표에 일단 시장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택시 유료화의 경우 여론의 반발이 크고 적법성 논란까지 떠오른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가 지난 13일 모바일 택시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에 ‘우선 호출’과 ‘즉시 배차’ 기능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하자 당일 주가는 전일 대비 5,500원(4%) 오른 14만500원을 기록했다. 운임 외 별도의 수수료를 내면 택시를 보다 빨리 잡을 수 있도록 일부 서비스를 유료화한 셈이다. 2015년 택시에서 시작해 다양한 온라인-오프라인(O2O) 서비스를 출시해왔지만 성공 사례가 드물었던 카카오가 수익화에 나서겠다고 밝히자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카카오택시의 평균 하루 콜 수가 125만건이므로 유료서비스 이용률 10%, 평균 유료 서비스 요금을 3,000원으로 가정하면 연간 매출액은 1,369억원으로 산정된다”며 “건당 택시기사와의 수익 배분율을 고려하면 카카오에 410억원의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익화 선언에 외국인 투자도 돌아왔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7,780억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1,844억원을 사들이며 연일 매수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29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00원(0.39%) 오른 12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광고와 브랜드 분야 전문가인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해 ‘캐시카우’인 광고 등 핵심사업의 부진을 만회한다는 계획도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고 신사업 비중을 줄이는 것은 아니다. 창업주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실질적으로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공지능(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은 AI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중심으로 플랫폼 전략을 구사한다. 숙원 사업인 글로벌 진출은 일본에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를 설립해 신사업과 컬래버레이션 형태로 진행한다. 27일 취임 후 연 첫 기자 간담회에서 여민수 공동대표는 “지금까지 인터넷과 모바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이용자가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시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변화에 증권가의 평가도 우호적이다. 당장 카카오는 올해 1·4분기 연결기준으로 5,357억원의 매출과 26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 25.2% 감소한 수준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택시 유료 모델의) 시기와 이용료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카카오페이 등 주요 서비스의 수수료는 여전히 무료”라며 “이와 같은 모든 사전 투자 비용의 집중으로 이익 전망치가 대폭 하향됐지만 매출과 비용 간 과도기적 추정 시차에 불과하며 가치하락 요인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넘어야 할 벽도 많다. 지금까지 카카오택시를 무료로 이용했던 고객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초반부터 거센 저항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우선 호출과 즉시 배차가 사실상 택시 ‘더블 요금’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있다. 국토교통부 등 관계 당국은 카카오택시 유료화의 적법성 여부를 계속 검토한다는 입장이어서 카카오택시 유료화 국면이 향후 행보를 결정지을 첫 관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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