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가 전국에 생중계되면서 재판을 맡은 김세윤(사법연수원 25기) 부장판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생중계 시간 동안 그의 이름이 유명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순위 상위 1~2위에 오를 정도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부장판사는 박 전 대통령은 물론 ‘비선 실세’ 최순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국정농단 사건’ 주요 피의자 재판을 맡았다.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도 그를 거친 피의자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김 부장판사는 1993년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지법 동부지원에서 법조계에 입문했다. 이후 서울·수원지법,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관,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을 거쳐 대법원 형사사법발전위원회 법원 내부위원까지 두루 맡으면서 법리적으로 해박하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부드러운 목소리로 피고인과 증인, 소송 관계인에게 재판 절차 등을 차분히 설명해 주면서 방청객 사이에서는 선비·유치원 선생님으로 불린다.
검찰이나 변호인 의견을 최대한 청취하고, 피고인 방어권 보장을 위해 재판 때마다 발언 기회를 충분히 줘 친절한 판사로 유명하다. 작년 5월 박 전 대통령 첫 재판 당시 휴식을 취하고 돌아온 박 전 대통령에게 “재판이 원래 힘들고 지루하다. 처음이라 더 힘들 것”이라고 배려의 말을 건넨 사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원칙을 어긋나는 일에는 ‘칼 같다’는 평이다. 김 부장 판사는 지난해 7월 박 전 대통령이 발가락 부상을 이유로 연거푸 재판에 불출석하자 “관련 규정에 따라 출석 조치하고 재판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작년 11월 건강 문제로 재판에 나올 수 없어 불출석 상태에서 3차 구속영장에 관한 심문을 진행해 달라는 최순실씨 요청에 대해서도 “구속에 관해 발언할 기회 등을 줘야 해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하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동안 신중하고 소신 있는 판결을 내 법원 내 대표적인 ‘외유내강’형 판사로 꼽힌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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