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9일 “한반도에도 지난 몇 년간의 긴장 고조의 흐름이 멈추고 평화의 싹이 자라나고 있다. 봄기운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한반도 정세와 글로벌 외교’를 주제로 행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강 장관은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은 북한의 참가 속에 성공리에 개최됐고, 남북·북미정상회담 개최라는 역사적 성과를 이끌어냈다”면서 “북미정상회담은 그 자체로서도 세계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세대는 분단의 세대로 살아왔다”며 “여러분은 한반도 평화 공존의 시대에 활약하는 리더들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또 “양성평등과 여성권익 증진은 모두가 추구하는 가치이자 행동지침이지만 어디를 봐도 진정한 양성평등의 세상은 갈 길이 멀고,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끊임없이 경주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도 ‘미투(Me Too)’ 현상이 나오고 있다”며 “(미투운동을 통해) 우리 사회가 한걸음 뒤로 가면서 두 걸음 앞으로 간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강 장관은 “당한 사람 입장에서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가 어려운데 그런 분들을 격려하고 보호하고 지원하는 분위기가 된 것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2015년 12월) 합의가 나왔을 때 ‘참 이상한 합의’라고 생각했다”며 지난해 자신의 직속 태스크포스(TF)를 통해 합의에 대한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정부 입장을 발표한 사실을 소개했다.
그는 “외교부는 앞으로도 국제사회에서 여성 인권 논의, 특히 전시(戰時) 성폭력 논의에서 (위안부 문제가) 큰 자리매김을 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장관은 우리나라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통상을 하시는 분들은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중견국으로서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을 잘 지켜나가는 것이 국익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강대국들은 규범이 없어도 되지만 힘이 달리는 나라 입장에서 믿을 것은 규범”이라고 강조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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