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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 바꿨더니 더 잘 나가네

찰떡 같은 사명 덕에 기업도 승승장구

사명이 곧 경쟁력...강력한 사명 찾아나서는 기업들

모텔투어→야놀자, 그리드잇→쿠캣, 퀵켓→ 번개장터로





이름만 들었을 뿐인데 그 사람이나 회사의 첫인상과 이미지가 순간적으로 그려지곤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름이 기억에 남을 만큼 특이하고, 그 이름과 잘 어울리는 사람을 만날 때 그런 느낌을 받는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사명이 곧 기업의 이미지로 이어지기 때문에 소비자의 머릿속에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는 사명은 기업 경쟁력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다. 더군다나 기업의 서비스를 드러낼 수 있는 사명이면 금상첨화다. 최근에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업체들이 늘면서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는 사명을 찾아 나서는 곳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쿠캣의 디저트 전문 PB ‘발라즈’의 스프레드 제품들이 먹음직스럽다. /사진제공=쿠캣


국내 최대 푸드 커뮤니티 ‘오늘 뭐 먹지?’를 운영하고 있는 푸드 스타트업 ‘쿠캣(Cookat)’은 이런 이유로 최근 사명을 변경했다. 기존 사명은 ‘그리드잇’(greedeat)으로 사람들의 식욕을 먹고 자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새로운 사명 ‘쿠캣’은 ‘Cook’과 ‘Cat’의 합성어로 ‘즐거움을 요리하는 고양이’를 뜻한다. 호기심 많은 고양이처럼 세상의 다양한 음식을 호기심을 가지고 연구한 푸드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에게 ‘맛있는 즐거움’을 선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새 사명을 공개한 뒤, 요리하는 고양이의 모습과 함께 푸드 컴퍼니라는 이미지가 떠오르는 ‘찰떡’ 사명이라는 평가도 잇따르고 있다. 새 사명은 전 세계 1300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자사의 글로벌 동영상 푸드 채널 서비스명 ‘쿠캣’에서 가져왔다. ‘쿠캣’은 유니크한 푸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푸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푸드몰 ‘오먹상점’과 디저트 전문 PB ‘발라즈’ 등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강화해 아시아 시장의 푸드 컬쳐를 선도하는 아시아 ‘넘버 1’ 푸드 컴퍼니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쿠캣 직원들이 사명 변경을 기념해 한데 모여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쿠캣


연 매출 1,000억원 시대를 열고 있는 숙박 정보 애플리케이션 ‘야놀자’ 역시 시작은 ‘모텔투어’라는 다음 모텔정보카페였다. 하지만 경쟁사에 ‘모텔투어’의 상표권을 뺏기면서 현재의 사명인 ‘야놀자’로 이름을 바꾸게 됐다. 새 사명 ‘야놀자’는 주요 타깃인 젊은 층의 경우 국내 여행을 ‘여행간다’라고 하기보다 ‘놀러간다’고 하는 것에서 착안했다. 흔히 함께 놀 친구를 부를 때 ‘철수야 놀자’, ‘영희야 놀자’ 라고 외치는 것처럼 친근한 이미지와 놀이 문화에 대한 철학도 담아 냈다. 친근한 이미지의 사명 ‘야놀자’를 통해 당시 음지에 머무르던 ‘모텔’이라는 공간을 누구나 놀러 갈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했다. ‘야놀자’는 최근 숙박업을 넘어 여가와 레저, 액티비티까지 아우르는 여가 플랫폼으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라쿠텐의 온라인 여행 계열사인 라쿠텐라이풀스테이와 제휴를 맺고 일본 공략에 나서며 본격적인 해외 진출도 알렸다.





국내 1위 모바일 중고마켓 ‘번개장터’는 원래 ‘퀵켓’(Quicket)이 운영하는 서비스명이었다. 지난 1월 모바일 중고거래 컨시어지 서비스 기업 셀잇과 합병하며, ‘번개장터’를 통합법인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기존 사명 ‘퀵켓’은 ‘Quick’과 ‘Market’의 합성어로,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을 빠르게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뜻이다. ‘번개장터’ 역시 즉석에서 만나 번개처럼 빠르게 거래를 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뜻으로, ‘퀵켓’과 같은 맥락이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10월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며 ‘국민 앱’ 반열에 올라설 정도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해 통합법인의 새 사명으로 결정됐다. ‘번개장터’를 줄여 ‘번장’이라는 애칭으로 부를만큼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는 점도 큰 역할을 했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말 기준 다운로드 수 1,200만 건, 월 사용자 수 320만 명 규모로, 모바일 중고거래 시장의 절대강자로서 지위를 한층 강화하며 국민 생활필수 앱으로 나아가고 있다.



맛집 정보 서비스 ‘식신’을 운영하는 푸드테크 기업 ‘식신’도 ‘씨온’(Seeon)이라는 위치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시작해 사명을 변경한 사례다. 씨온의 맛집 정보를 활용한 ‘식신’ 서비스를 시작한 뒤, 푸드테크 기업으로 회사의 방향성을 틀면서 서비스명 ‘식신’을 사명으로 바꾼 것. ‘식신’이라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지 바로 알 수 있는 쉬운 이름을 만들겠다는 고민 끝에 탄생했다. 모든 식당과 음식 정보를 알고 있는 전지전능한 신이라는 의미로, 자신이 원하는 음식점을 추천하고 제공해 주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현재 ‘식신’에 등록된 맛집은 추첫 맛집 6만 개, 일반 맛집 65만개이며, 약 370만 명의 사용자가 이용 중이다. ‘식신’은 이를 비롯해 맛집 음식을 배달해주는 ‘식신히어로’, 레스토랑 예약 컨시어지 서비스 ‘식신플러스’, 기업용 모바일 식권 서비스 ‘식신e식권’, 모바일 외식 상품권 ‘식신다이닝카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시장에 안착시켰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가상화폐로 배달음식을 결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블록체인 푸드테크 생태계 발전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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