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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신경제구상' 자료, 김정은에 건네줬다

■ 수보 회의서 뒷얘기 풀어내

발전소 등 경협담은 책자 전달

"노벨상은 트럼프가 받으셔야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한반도 신경제구상이 담긴 책자와 영상 자료를 건네준 것으로 밝혀졌다. 향후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하고 이행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로 전력·난방을 지원하는 등 에너지사업을 벌이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30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당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 같은 정상회담 관련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신경제구상을 책자 및 프레젠테이션(PT)영상으로 만들어서 건네줬다고 밝혔다. USB메모리에 담겨 전달된 해당 영상 속에는 발전소 관련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나중에 (대북 제재가) 풀릴 것에 대비해서 남북이 함께 어떤 경협을 할 수 있는지 공동조사 연구를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29일 문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할 때 남·북·러 3각 경협도 공동조사연구 대상에 포함하도록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고위관계자는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김 위원장에 대해 “솔직 담백하고 예의가 바르더라”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회의 도중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축전과 함께 “큰일 하셨다. 노벨평화상 받으시라”는 덕담을 전했다는 보고를 받자 문 대통령은 “노벨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받으셔야 하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답했다고 고위관계자는 소개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나눴던 흥미 있는 대화 내용들도 참모들에게 설명했다. 남북이 4·27회담 전 개설한 양국 정상 간 직통전화(핫라인)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정말 이 전화 걸면 언제든 (문 대통령이) 받는 것이냐”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그런 것은 아니다. 사전에 실무진이 약속하고(나면 전화를 받는다)”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 간 핫라인 통화는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알고 있다고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문 대통령이 경평축구대회를 열자고 하니 김 위원장은 농구부터 하자고 응답했다는 대목도 소개됐다. 경평축구는 일제강점기 시절 경성(서울)과 평양을 대표하는 경성 축구단과 평양 축구단이 장소를 번갈아 가면서 벌였던 친선 축구경기를 의미한다. 대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남한에는 키가 2m가 넘는 (농구계) 선수들이 많죠”라고 질문도 던졌다.

한편 이 고위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 후 공동발표한) 판문점선언 내용을 보면 10·4선언의 이행, 경협 등 이런 게 들어가 있다”며 “그것이 국민들의 재정적 부담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국회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다만 “지금 시점에 국회에 동의안을 제출해 정쟁을 유발하는 것이라면 한 템포(박자) 죽여서 가자는 것”이라며 제출하더라도 국회처리 과정에서는 북미 회담 일정을 감안하면서,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제출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서 “북미가 (정상회담에) 성공하면 (국내에서 국회에 제출한 경협 등 관련 동의안들이) 정쟁 수준을 뛰어넘는 훨씬 좋은 분위기와 역할 속에서 국회 초당적 지지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템포 조절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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