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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김삿갓] 김삿갓과 김정호가 의형제라면…

■황원갑 지음, 바움 펴냄





김병연, 김삿갓으로 불리는 그는 세도정치기 최고 유명인이다. 다양한 언어유희와 통렬한 풍자로 인기를 끌었다. 그는 역적이자 그의 할아버지인 김익순을 욕하는 시로 장원을 했고 이에 부끄러워 삿갓을 쓰고 방랑길에 올랐다는 일화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이 일화는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당시 과거시험에는 증조부부터 자신까지의 친가 3대와 외조부의 이름을 적어야 했다. 강효석의 야사집 대동기문에 따르면 평양의 노진이라는 훈장이 김삿갓을 관서지방에서 쫓아내기 위해 그의 할아버지를 욕한 시를 지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 시가 언제부터 김삿갓이 직접 쓴 시로 와전됐다는 게 정설이다.

소설 ‘김삿갓’은 김병연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역동적으로 그려냈다. 아울러 김삿갓과 고산자 김정호, 동리 신재효가 의형제를 맺고 깊은 우정을 나눈 사이로 표현했다. 실제 세 사람은 비슷한 나이로 같은 시대를 살았으며 양반이 아닌 중인 신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게다가 김정호 역시 수십년간 전국을 돌아다녔으니 어디에선가 만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작가의 추정이다. 소설의 묘사는 촘촘하다. 김삿갓의 유랑 행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와 함께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1만5,000원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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