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정상은 22일 정오께 워싱턴DC의 백악관내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만나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한미 정상은 모두 감색 정장에 붉은색 스트라이프 넥타이를 착용했다.
두 대통령은 단독회담에 앞서 한미 취재진 앞에서 모두 발언을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중요한, 싱가포르 회담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라며 “싱가포르 회담이 열릴지 안 열릴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혀 단숨에 이목이 집중됐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한반도의 운명과 미래가 걸려 있는 일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돕고 트럼프 대통령과 언제까지나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후 배석자 없이 단독회담을 이어갈 예정이었지만 취재진이 북미정상회담 성사 여부 등을 재차 질문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답변하기 시작하면서 오벌오피스는 사실상 기자회견장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우리가 원하는 특정한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을 안 할 것”이라며 “회담이 안 열리면 아마도 다음에 열릴 것이다. 열리면 좋을 것이고 안 열려도 괜찮다”며 폭탄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특히 “6월에 (회담이) 진행되지 않을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 면서도 “북한의 비핵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비밀 정상회담 후 북측이 비핵화에 대한 입장이 달라졌다는 취지의 트럼프 대통령 발언 후 의견 개진을 요청받자 답변에 적극 나섰다.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미국 내에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과거에 실패했다고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라고 미리 비관하면 역사의 발전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의 태도 변화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하는 게 있는데 저는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제대로 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이 대통령인 것은 한국에 아주 운이 좋다”고 말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즉석 기자회견은 애초 단독 회담을 마무리하기로 했던 12시 35분을 훌쩍 넘겨 12시 42분까지 진행됐으며 이후 양 정상간 회담이 21분 가량 진행됐다.
한미 양국은 단독 정상회담에 이어 곧장 양측 수행원들이 배석하는 확대정상회담을 열어 오찬을 함께 하면서 북미가 한반도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들을 협의했다. 확대정상회담은 1시간 넘게 진행되며 오후 2시 8분께 끝났다.
/워싱턴D.C =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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