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직장인 A 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아로니아 원액을 마시고 점심 때는 카카오닙스, 저녁 때는 아보카도 샐러드를 식탁에 올린다. 그간 먹어온 비타민·오메가3 등 각종 영양제는 지난해부터 모두 끊었다. 각종 영양제를 소위 ‘슈퍼푸드’로 바꾼 셈이다. A씨는 “과거 영양제는 일단 약 느낌이라 부작용 걱정도 됐지만 슈퍼푸드는 자연 항산화 성분이 많은 곡물·열매라는 점에서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수년 전부터 종편이나 홈쇼핑을 틀면 꼭 한 번쯤 보게 되는 게 슈퍼푸드를 ‘예찬’하는 콘텐츠다. ‘신이 내린 선물’로까지 불리는 다양한 슈퍼푸드는 스쿠알렌·비타민·오메가3 등 수십년 동안 건강기능식품 업계를 주름잡은 영양제를 밀어내고 단시간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땅속의 아몬드’라는 타이거너트, 최근 급부상하는 과일 ‘노니’, 천연 셀레늄의 보고 ‘브라질너트’ 등 종류도 많다.
통상 슈퍼푸드는 미국 영양학의 권위자인 스티븐 프랫 박사가 세계적인 장수지역인 그리스와 오키나와의 식단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먹을거리 14가지를 선정해 섭취를 권장한 건강식품이다.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필수 영양소를 많이 함유한 웰빙식품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아몬드와 블루베리·브로콜리·단호박·밤·콩·케일·귀리 등이 꼽힌다. GS홈쇼핑(028150)에 따르면 최근 2~3년간 가장 많이 팔린 슈퍼푸드는 아사이베리, 브라질너트, 비타민나무 열매, 사차인치(잉카너트) 등의 순이다. 최근에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노니가 가장 ‘핫’하다. 박희정 CJ오쇼핑(035760) 식품사업팀 부장은 “2~3년 전부터 부각된 슈퍼푸드는 이제 건강식품 부문에서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며 “베리·견과류에 이어 최근에는 귀리가 뜨고 있어 귀리우유 등 상품 론칭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슈퍼푸드 열풍은 해외도 예외는 아니다.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현대인의 세련된 건강식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한 예로 일본에서는 이세탄백화점 신주쿠 본점 지하 2층의 뷰티 매장인 아포카리가 슈퍼푸드 관련 제품을 취급하면서 매출이 1년 9개월 만에 6배나 확대되는 등 슈퍼푸드 관련 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슈퍼푸드가 인기를 끌자 유럽에서는 남미산 작물을 직접 재배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슈퍼푸드가 인기를 끌자 국내에서도 식품업체뿐 아니라 뷰티업계에서도 슈퍼푸드를 전면에 내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해태제과는 ‘건강까지 생각한 과자’를 콘셉트로 최근 슈퍼푸드로 알려진 카카오닙스가 들어간 ‘사브레 카카오닙스’를 출시했다. 식품업체들은 미래 성장동력을 슈퍼푸드를 정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출시한 헤어케어 브랜드 프레시팝은 아예 슈퍼푸드를 콘셉트로 기획됐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를 중심으로 슈퍼푸드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제는 반려동물 음식에도 슈퍼푸드를 넣을 정도”라고 말했다./이재유기자 03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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