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전신 한나라당이 2007년 대선을 비롯한 선거운동 기간에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했다는 정황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한겨레는 5일 2004년부터 2012년까지 당시 한나라당 A의원 사무실에서 직원으로 일한 B씨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매크로를 활용해 댓글을 달거나 공감 수를 조작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했다는 것.
2006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각종 선거 캠프에 온라인 담당자로 참여한 B씨는 주장의 증거로 2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 당시 한 후보캠프 상황실장에게 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공개된 메시지에서 B씨의 캠프 상관이었던 상황 실장이 “네이버 등 포탈사이트 검색 1순위 작업 대책 시행 바람”이라고 보내자 B씨가 “야간 매크로 세팅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홍준표, 원희룡, 나경원 등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을 앞두고 계파 갈등이 첨예하던 상황에서 경쟁자에 대한 부정적 이슈를 검색어 1위로 올리려 매크로를 활용했다는 것.
B씨는 또 다른 사례도 폭로했다. 2007년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캠프 ‘사이버팀’에 파견돼서 매크로를 활용해 여론 조작을 했다는 것. B씨는 “특히 이명박 지지 선언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이나 비비케이(BBK) 관련 기사들에 드루킹이 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매크로를 써서 댓글을 달고 공감 수를 조작했다”고 증언했다. 이때 중앙당에서 제공한 100개 이상의 네이버 아이디가 MB 연관 검색어를 조작하는데 활용됐다.
사람이 직접 하지 않고도 반복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미리 프로그램을 짜는 작업을 뜻하는 매크로는 2018년 ‘드루킹 사건’이 불거지기 전까지만 해도 일반인에게는 낯설었던 기술. 그러나 B씨의 폭로로 한나라당이 적어도 2007년부터 선거에 활용해온 정황이 드러난 셈이 됐다. B씨는 “한나라당에 이어 새누리당 시절에도 선거 때마다 매크로를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서영준기자 syj487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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