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발·화장발보다 무서운 게 모델하우스 인테리어발입니다. 잘 빠진 유닛만 둘러보고 나올 거면 안 가느니만 못하죠.”(A 정보업체 팀장)
로또 아파트 열풍에 최근 개관만 했다 하면 수만명씩 몰리는 아파트 모델하우스. 몇 시간씩 줄을 서 입장하면 그럴 듯한 단지 모형과 아름답기까지 한 내부 유닛이 미래의 주인을 반긴다. 하지만 부동산 정보업체, 분양 대행사 담당자 등 전문가들은 모델하우스의 외관만 보고 섣불리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그래도 청약을 위해서는 꼭 한번 가봐야 하는 모델하우스의 100% 활용법을 알아본다.
8일 부동산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모델하우스 관람에도 순서가 있다. 모델하우스의 꽃은 실제 집 내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유닛이지만 이곳부터 관람해서는 안 된다. 최신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으로 꾸며진 유닛을 보고 나면 혹하는 마음에 판단력이 흐려져 이후 중요한 확인 사안들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델하우스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안내데스크에 들러 홍보용자료(카탈로그)를 챙긴 후 단지 모형도를 보고 난 뒤 유닛을 둘러보는 것이 좋다.
유닛을 관람하는 데도 유념해야 할 사항이 몇 가지 있다. 모델하우스 유닛은 실제보다 커 보일 수밖에 없다. 모델하우스에 배치된 가구들이 내부를 넓게 보이도록 일반 가구보다 작게 특별히 제작된 가구들이기 때문. 게다가 가정집에서는 보기 어려운 조도가 상당히 높은 조명도 실제보다 집을 커 보이게 만든다고 귀띔한다. 실제로 신규 아파트 입주자들이 모델하우스보다 집을 작게 느끼는 결정적인 이유다.
또 모델하우스 바닥을 보면 점선으로 ‘이 부분부터 발코니 확장 부분입니다’라고 표시된 곳이 있는데 점선 이후부터는 발코니 확장 선택시에만 사용할 수 있는 부분임을 명심해야 한다.
모델하우스 내 청약 상담사, 단지 모형도 안내 요원 등 안내 직원들의 도움은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말을 100% 믿어서도 안 된다. 안내 직원들은 실제 시공사가 아닌 시공사와 계약을 맺은 홍보 대행사의 소속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단기간 교육을 받고 투입된 이들에 온전히 의존하기보다는 주요 사안들을 메모해뒀다가 이후 건설사에 직접 전화해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누가 왔는지를 둘러보는 것도 단지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3~4세 아이를 데리고 온 부부나 임산부가 많이 찾는 모델하우스는 실수요층이 탄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물론 모델하우스에 사람이 많이 왔는지, 적게 왔는지로도 실제 청약 시 경쟁률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
모델하우스를 둘러봤다고 해도 현장 방문은 필수다. 집을 구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집이 들어서는 입지다. 그런데 단지 모형도에서 보는 지하철역 등 교통시설과의 거리는 소축척으로 표시돼 지하철역과 가까이 보인다. 광고 전단지에 있는 ‘지하철 5분 거리’라는 문구에도 과장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현장을 방문해 보면 도보로 10분이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리얼투데이의 한 관계자는 “모델하우스는 아파트가 지어지기 전 좋은 아파트인지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지만 외관만 보고 현혹돼서는 안 된다”면서 “인테리어보다는 옵션상품·수납공간을 보고 현장답사를 통해 주변 유해시설이 있는지 등을 직접 확인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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