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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경제·금융일반
[FORTUNE 500]더욱 ‘신선’해진 아마존
▲아마존 프로파일: 순위 8위, 매출 1,779억 달러, 이익 30억 달러, 직원 수 56만 6,000명, 총 주주수익률(2007~2017년 연 평균) 28.9%

이 전자 상거래 거물업체는 홀푸드 깜짝 인수를 통해 무엇을 얻고 싶었을까? 전체 소매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다. - BY BETH KOWITT

2017년 6월 16일 오전 9시, 홀푸드 직원들이 텍사스 주 오스틴 Austin 본사 로비로 모여들었다. 불과 한 시간 전 아마존은 고급 자연주의 식료품회사 홀푸드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상황이었다. 일반 대중들과 마찬가지로 직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두 회사가 협상에 들어간 그 전 7주 동안 아마존은 기밀누설 방지에 만전을 기해왔다. 그랬기 때문에 홀푸드 본사에서 일하는 직원들 대다수는 인수 건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그 때 직원들은 처음으로 새로운 수장을 만났다. 홀푸드 CEO 존 매키 John Mackey가 이번 모임을 위해 방문한 아마존의 제프 윌키 Jeff Wilke를 소개했다. 전자상거래 거물 월드와이드 컨슈머 Worldwide Consumer 사업부를 이끄는 윌키 CEO도 홀푸드 직원들 앞에 서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그는 “우선 홀푸드가 내 삶을 어떻게 바꿔놨는지를 조금 들려주고 싶다. 오늘 아침 식사를 하면서 이 아름다운 도시의 일출을 지켜봤다. 아침 식사로 퀴노아, 블루베리, 그리고 기타 채소류 등이…”이라고 말했다. 그 순간 매키가 명랑하게 윌키의 말을 정정해주었다. 정제 식품을 멀리하고, 여행 때 밥솥을 갖고 다닐 정도로 지독한 이 채식주의자는 “그건 채소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우리는 배워나가는 중이니까요”라고 말했다.

그 순간 윌키와 그의 팀이 왜 홀푸드를 원했는지가 분명해졌다. 윌키가 한 말은 단순한 말실수였는지 모른다. 하지만 아마존에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를 잘 보여주었다: 회사는 수많은 부문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지만, 식품은 그렇지 못하다. 매출 1,780억 달러와 무한대의 자원을 갖춘 아마존이지만, 지난 10년간 신선식품 부문에선 단 한번도 10억 달러 판매고를 올려본 적이 없었다.

이 같은 부진한 성과는 이 소매 대기업만의 전적인 잘못은 아니다. 식료품 사업은 어렵기로 악명이 높다. 비용과 배송 문제까지 덤으로 갖고 있다.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원(New York University’s Stern School of Business)의 마케팅 교수 스콧 갤러웨이 Scott Galloway는 문제를 간단

에코 스피커, 킨들, 파이어 TV 등 아마존 상품들이 덴버에 있는 홀푸드 유니언 스테이션점 내부에 전시돼 있다.




히 요약해주었다. “양상추 한 포기는 마진이 1달러도 안 되고, 냉장고 없이는 단 하루도 버틸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소매업체는 신선식품을 최상의 품질이 나오는 시기에 맞춰 배송하면서 이윤을 남길 수 있을까?”

그러나 아마존은 137억 달러짜리 인수를 통해, 8,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식료품 업계 판도를 바꾸려 하고 있다. 식료품 시장은 전자 상거래의 마지막 전선(戰線)이자 거대한 한 방이다. 식품은 일반 소매 지출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그 중 고작 2%가 온라인 거래로 이뤄진다. 그러나 온라인 식료품 회사 피파드 Peapod의 마케팅 최고 책임자 캐리 비엔코우스키 Carrie Bienkowski는 “온라인 식료품 사업은 서부 시대의 골드 러시와 같다”고 비유하면서 “앞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엄청나게 많다”고 설명했다.

식료품 배송이 어려운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음식이 상한다는 데 있다. 하지만 오히려 아마존 같은 회사는 그 같은 점에 매력을 느낀다. 시간이 지나면 치즈는 곰팡이가 피고, 육류는 변질되고, 우유는 상하고 신맛이 난다. 소비자들은 화장실 휴지나 세탁용 세제와는 달리, 식료품을 무한정 찬장이나 냉장고에 보관할 수 없다. 그래서 일반 가정에선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슈퍼마켓을 찾게 된다. 식료품처럼 많이, 그리고 자주 구매하고 소비하는 품목은 없다. 식료품 구매가 이처럼 높은 빈도수를 보이기 때문에, 아마존은 식료품 사업을 통해 소비자들의 일상과 행동 패턴에 깊숙이 파고 들려 하는 것이다. 홀푸드의 전 공동 CEO 월터 롭 Walter Robb은 “식품 사업은 모든 것을 팔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식품은 생활 전반에 걸쳐 있다. 그런 점에서 식품만한 사업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존이 추구하는 건 식품 그 이상이다”라고 부연했다.

아마존은 소매업계에선 아마도 가장 파괴적이고 혁신적인 회사일 것이다. 그러나 식품 사업을 성장의 지렛대로 삼는 건 전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월마트는 최대 식료품 회사로 등극하면서, 미국 내 가장 큰 소매업체로 부상했다. 1998회계연도 기준, 월마트의 미국 매출 중 14%가 식료품에서 나왔다. 올해는 매출 5,000억 달러를 달성하면서 식료품 비중이 56%로 급증했다. 시장조사업체 웨드부시 Wedbush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패처 Michael Pachter는 “이 분야에선 월마트가 선구자”라고 말했다. 지난 8년간 월마트의 미국 식료품 사업을 이끈 잭 싱클레어 Jack Sinclair는 “식료품 매장으로 들어서게만 하면, 사람들은 다른 제품들을 찾느라 복도를 왔다 갔다 한다”며 “그건 아마존의 사업 원칙과 정확히 일치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JP모건은 ‘아마존이 2021년에는 미국 매출 기준으로 월마트와 동등한 수준에 오를 것’이라 예측했다.

아마존은 이번 기사를 위한 임원들 인터뷰 접촉을 거절했다. 홀푸드에 대한 장기 전략(더 포괄적으론 식품사업 자체)에 대해서도 공개적인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분야가 아마존의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증거가 있다. 최근 아마존 CEO 제프 베이조스 Jeff Bezos의 측근이자 킨들 Kindle 팀의 핵심인물인 스티브 케셀 Steve Kessel의 보직이 변경됐다. 그는 이제 홀푸드 뿐만 아니라, 아마존의 식료품 배송사업을 지휘한다. 이 배송 사업에는 아마존프레시 AmazonFresh와 2시간 이내 배달 서비스인 프라임 나우 Prime Now가 들어있다.

외부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홀푸드 인수와 그 규모를 통해 베이조스의 더 큰 야망을 보고 있다. 아마존은 과거 인수 건을 모두 합친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입해 홀푸드를 인수했다. 베이조스는 이미 10년 전, 식료품 사업이 장기 비전의 핵심이라고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 그는 “매출 2,000억 달러 규모의 회사로 성장하려면 식품 파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이 인터넷에서 지출하는 금액 중에서 이미 1달러 당 40센트 이상이 이미 아마존에 돌아가고 있다. 엄청난 금액이다. 그런데도 베이조스는 해당 소매의 거의 85%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뤄지는 식료품 사업을 놓치고 있다는 점에 불만을 갖고 있다. CEO로서 그는 사람들의 디지털 라이프를 장악하는 것으론 만족하지 못한다. 아마존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공간을 매끄럽게 연결시킴으로써, 사람들의 모든 구매 건에 개입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롭은 “아마존의 홀푸드 인수는 기념비적인 기준점”이라며 “상거래 분야에서 분명 혁명적인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아마존의 첫 출발점이었던 책은 식품과는 정반대 성격을 갖는다. 책은 결코 상하는 법이 없고, 배송과 취급이 용이하다. 아마존의 베스트셀러이자 항상 가장 많은 서평이 달리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Fifty Shades of Grey)’는 동네 서점이든, 반스앤노블스 Barnes & Noble이든, 아마존닷컴 Amazon.com이든 구매장소에 관계없이 늘 똑같다. 크레딧 스위스 Credit Suisse 애널리스트 스티븐 주 Stephen Ju에 따르면, 책은 “균질하고 취급이 쉬운” 상품이다. 아마존은 이런 기준을 충족하는 상품을 파는 데 뛰어난 모습을 보여왔다. 박스에 담아 배송할 수 있고, 구매자가 상품이 어디서 오는지 크게 상관하지 않는 한, 책이야 말로 아마존이 팔기에 가장 완벽한 상품이다.

그런 점에서 통조림과 크래커, 쿠키처럼 상하지 않는 식료품은 아마존에게 꼭 들어맞는 상품이다. 아마존은 2000년대 중반 해당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아마존에서 15년째 근무 중인 이언 클라크슨 Ian Clarkson은 “치리오스 Cheerios 시리얼 한 박스와 책 한 권은 별로 다를 바가 없다”며 “근본적으로 뭔가를 수정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선식품은 균일하지 않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취급이 어려워진다. 바나나는 쉽게 물러진다. 어느 것 하나 똑같지 않다. 초록색에서 시작해 숙성되다가 물러지기까지 공급 망 내에서 계속 변한다.

어쨌든 아마존은 지난 2007년 신선상품 배송을 시도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소비자들이 요구를 하기도 했다. 아마존은 식료품 주문의 높은 빈도수를 활용하면, 고마진 비(非) 식품을 팔 때 어느 정도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흥미를 가졌다. 회사는 시범 사업으로 시애틀에 아마존프레시를 설립했다. 사용자들이 온라인 주문을 하면, 식품을 현관 앞까지 배달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아마존 웹사이트는 소비자들의 식품 구매 방식에 적절히 들어맞지 않았다. 대부분의 전자 상거래는 2~4개 상품 구매로 이뤄진다. 소비자들은 원하는 물건을 검색해 찾아낸다. 그러나 식료품 소비자들은 대개 식료품 목록을 쭉 들여다 본다. 그리고 한 번 주문할 때, 평균 50개 상품을 구매한다. 아마존프레시의 첫 풀타임 직원이었던 클라크슨은 “아마존 사업에선 구매 상품 단위가 1개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는 물건 하나만 사고 다른 곳으로 옮겨간다. 그런데 식료품을 살 땐 그런 식으로 쇼핑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식료품 소비자들은 구입하는 상품의 약 85%를 주간 단위로 구매한다. 최근 구매한 식료품은 나중에 다시 살 개연성이 높다. 책과는 다른 양상을 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1권이면 충분하다.

이처럼 다른 쇼핑 방식에 맞추기 위해, 회사는 아마존프레시와 분리된 사이트를 만들려고 시도했다. 별도 사이트가 필요한 이유는 한 가지 더 있었다: 신선식품은 유통기한이 짧기 때문에, 배송 서비스를 도시 단위로 제공해야 했다. 당시 아마존 입장에선 일반적이지 않은 사업진출 전략이었다. 아마존은 신선식품을 미국 전역 네트워크에 포함시키고, 이를 미국 전역에 걸친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할 수 없었다. 클라크슨은 “그런 방식은 아마존이 그 동안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여왔던 분야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이트로 몰려드는 것이다. 그런데 식료품 사업에선 그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마존프레시는 시애틀에서 6년간 사업을 운영한 후, 캘리포니아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나 미국 내 사업망은 20개 주를 넘지 못했다. 사업 실적도 주마다 다른 양상을 보였다. 투자리서치회사 모닝스타 Morningstar의 애널리스트 R.J 호토비 Hottovy는 “좋게 말해 그렇다”고 평가했다. 그는 “서비스 가격은 지나치게 높았고, 배송 시스템 창은 불편했으며, 식품 원산지 또한 도대체 알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작년 11월 아마존은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홀푸드 인수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아마 가장 뼈아픈 점은 아마존프레시가 사업 운영에 필요한 일정 규모를 달성할 수 없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컨설팅업체 베인 Bain의 미주 소매담당 책임자 에런 처리스 Aaron Cheris는 “싱싱한 딸기와 상한 딸기의 차이는 원산지에 달려있지 않다. 누가 더 빨리 팔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아마존프레시는 자력으로 이를 결코 달성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은 사업을 인수하는 것보다 직접 키우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스스로 식료품 사업을 키워보려 했던 회사로서, 이젠 사업을 인수할 때가 다가왔다. 그래서 인수 기회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간 공을 들인 끝에, 홀푸드 인수 계약에 사인을 했다. 베인의 처리스는 아마존이 “미국 내 모든 식료품 업체들을 직접 찾아 다니며 신선식품을 공급해 달라고 요청한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2017년 4월, 아마존은 홀푸드 대표 컨설턴트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홀푸드 측은 아마존이 과거 회사 체인 인수에 관심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읽었다. 통화 내용은 한번 만나 보는 게 어떨지 의향을 묻는 것이었다.

LA에서 운행 중인 아마존프레시 트럭.


첫 회동은 홀푸드의 격변기에 이뤄졌다. 회사가 초창기 개척했던 천연 및 유기농 식품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었다. 홀푸드는 ‘고가의 유기농’ 이미지를 버리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었다. 판매 성장률이 둔화하고, 주가도 하락하고 있었다. 홀푸드가 아마존의 인수 후보로 꼽히기에 안성맞춤인 시점이었다. 불과 몇 주 전, 행동주의 투자자 자나 파트너스 Jana Partners는 홀푸드 주식 8.8%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아마존과 함께 사모펀드 회사 4곳과 (알려지기로는) 슈퍼마켓 체인 알버트슨 Albertsons이 잠재적인 인수 건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었다.

아마존과 홀푸드의 합병은 양사가 갖고 있던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해주었다. 홀푸드는 사업을 바로 잡느라 노력하는 과정에서 단기적 분기 실적 압박에서 시달리고 있었다. 아마존은 홀푸드에게 그런 압박의 고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유를 제공했다. 홀푸드는 아마존에게 신선식품 시장 내 규모의 경제와 고정 수요를 안겨주었다. 양사 모두 물류 운영에서 일정 수준의 고정 비용을 지출하고 있었다. 합병을 통하면 고정비를 줄여 사업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다. 홀푸드 덕분에 아마존은 식료품 인프라에서 예측 가능하고 보장된 물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규모의 경제와 함께 아마존은 신뢰도 얻었다. 소비자들이 아마존에서 구매하는 상품의 대다수는 브랜드 제품이다. 소니 TV, 핫 휠스 Hot Wheels 장난감 자동차, 에스웰 S’well 물병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식료품 업계에선 볼트하우스 팜스 Bolthouse Farms 당근이나 큐티스Cuties 귤 등 일부 상품을 제외하곤, 신선식품에 따로 브랜드가 없다. 설령 있다고 해도, 소비자들은 잘 알지 못한다. 대신 소매상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브로콜리와 토마토를 어디서 살지 결정한다. 홀푸드는 아마존이 갖지 못했던 신선식품에 대한 권위를 제공했다. 또한 아마존 고객들에게 식품 원산지에 대해 보다 매력적인 스토리를 선사했다. 온라인 식료품업체 여미닷컴 Yummy.com의 공동창립자 겸 CEO 바나비 몽고메리 Barnaby Montgomery는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주문한다는 개념은 추상적”이라며 “제품이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고,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만질 수도 없다. 이런 점이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오프라인 매장들과 연동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는 이어 “쇼핑이 가능한 물리적 오프라인 상점이 있으면, 추상적 개념이 좀 더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 한 가지가 있다: 아마존은 과연 어떻게 483개 홀푸드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식료품 ‘배송’ 문제-중앙 물류 허브에서 마지막 배달지로 식료품을 배송하는 가장 최종적인 고비용 단계-를 해결할 것인가? (그 해답으로) 아마존이 홀푸드 매장을 소규모 물류센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추측들이 나온다. 인력을 고용해 온라인 주문에 맞춰 매장에서 상품을 꺼내고 택배로 그 상품을 보낸다는 것이다. 전자상거래 인텔리전스 기업 마켓플레이스 펄스 Marketplace Pulse의 CEO 겸 공동 창업자 유오자스 카지우케나스 Juozas Kaziukenas는 이에 대해 “이론적으론 가능한 얘기지만, 보기보다 훨씬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창고에 재고를 확보하는 방식과 소매업은 서로 다른 문제”라고 덧붙였다. 식료품 매장은 고객들이 돌아다니면서 더 많은 상품을 사도록 설계되어 있다. 반면 창고는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상품들을 대충 옆에 쌓아두기 때문에 훨씬 더 효율적이다. 창고는 신선식품을 보관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신선식품은 손을 많이 탈수록 품질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 AlixPartners의 매슈 해모리 Matthew Hamory는 “신선식품은 손이 닿을 때마다 질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현재 아마존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해보는 듯하다. 필자가 뉴욕 시에 있는 아마존프레시를 통해 주문을 하자, 뉴저지 창고에서 식품이 출발했고 용역업체를 통해 트럭으로 배송됐다. 2시간 내 배송을 보장하는 프라임 나우에서도 똑같이 주문을 해봤다. 주문 후 맨해튼 미드타운의 물류 시설에서 상품이 출발했고, 아마존 플렉스 Amazon Flex 기사가 배송을 했다(아마존 플렉스는 회사가 배송기사에게 시간당 18~25달러를 지불하는 우버형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아마존은 그 외 10곳의 마켓에선 홀푸드 매장에서 바로 프라임 나우를 통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도시에서 진행되는 이 같은 사업 모델은 결과적으로 훌륭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회사는 전용 창고를 세울 수 있을 정도의 물량 확보를 할 수 있다. 식료품 업계 컨설턴트 닐 스턴 Neil Stern은 “바로 거기서부터 규모를 키워나가야 한다”며 “별볼일 없는 매장 한 곳에서부터 시작해 물량과 고객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에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적용할 수도 있다: 규모가 큰 오프라인 매장에 온라인 배송상품 전용 공간을 따로 마련하는 것이다. 혹은 포장 식료품들을 모아 놓은 자동화 코너를 마련하는 대신, 소비자들이 직접 신선식품을 고를 수 있는 매장을 만드는 방식이다.

과거 아마존프레시에서 소비재 담당 부사장을 지낸 벤처 캐피털업체 CEO 톰 퍼피 Tom Furphy는 “아마존은 정말로 많은 실험을 할 것”이라며 “그들이 지금 모든 것을 파악한 상태라면, 그건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슈퍼마켓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1%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식료품 업계의 경제구조는 아무리 좋게 봐도 취약한 상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마존이 위협적인 건 같은 공식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베이조스가 단기 수익성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피파드 공동 창립자 토머스 파킨슨 Thomas Parkinson은 지난해 한 식품 콘퍼런스에서 “아마존은 돈을 버는데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첫 번째 경쟁자”라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겐 커다란 위협”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식품 사업가 그레그 스텔텐폴 Greg Steltenpohl은 “아마존이 판도를 뒤엎을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모든 해답을 갖고 있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기존 방식에 따라 사업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식품 배송은 현재 과거 사업 방식으로 회귀하는 독특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슈퍼마켓은 20세기 초 탄생했다. 당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점을 대체하며 등장했다. 과거에는 상점 점원이 카운터 뒤에 서서 선반에서 상품을 꺼내 고객에게 주는 방식이었다. 새로운 슈퍼마켓 모델이 도입되자, 고객들은 직접 카트를 밀고 무거운 것을 들어야 했다. 대신 저렴한 가격 혜택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점점 더 많은 부문에서 과거 사업 모델이 재등장하고 있다. 누군가가 고객을 위해 제품을 골라줄 뿐만 아니라, 집으로 배송까지 해준다. 골드만 삭스 Goldman Sachs는 ‘소매업체들이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주문 1건당 22.68 달러를 지출한다’고 추산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그런 곳에 선뜻 돈을 쓰려 하지 않는다. 리서치 회사 포레스터 Forrester의 애널리스트 브렌던 위처 Brendan Witcher는 “소비자들은 배송비 지불을 극도로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식료품 업계 경영진은 시장이 향하는 방향을 인식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2027년엔 식료품 산업의 20%가 온라인 시장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아마존이 눈 여겨 보고 있는, 동시에 슈퍼마켓 체인들이 놓칠 수 없는 점유율이다. 거기에 걸려 있는 ‘판돈’은 상당히 크다. 올 2월 월마트가 전자 상거래 판매 성장률이 둔화됐다고 발표한 날, 회사 주가는 30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월마트는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해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매장에서 식료품을 픽업할 수 있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월마트는 지난 2월 수익결산일에 식료품 배송을 ‘가속화’하겠다고 발표했다(회사 대변인은 “4분기 전자상거래 비율이 낮아진 건 회사가 전체 연간 가이던스를 충족하는 수준에서 대부분을 계획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식료품 경쟁에서 월마트의 결정적 무기는 광범위한 오프라인 매장들이다: 아마존으로 따지면 프라임에 해당한다. 아마존은 지난 4월 ’프라임 유료 등록회원이 1억 명에 달한다‘고 발표하면서 연회비 인상을 예고했다. 모닝스타 애널리스트 호토비는 “신규 회원 시장은 다소 정체될 수 있다”며 “그러나 아마존은 현재 신규 회원을 모집하는 것보다 프라임 회원들의 지출액을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홀푸드 인수가 좋은 사례다. 클라우드 기반 분석회사 1010데이터 1010data에 따르면, 인수 당시 홀푸드 고객의 81%는 이미 아마존 고객이었다. 따라서 아마존은 신규 고객 유치 대신, 홀푸드를 사업 포트폴리오에 추가시킴으로써 기존 고객이 아마존의 생태계에 더 동화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아마존은 홀푸드의 인기 높은 365 프라이빗 라벨 private label(PL상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 스피커 아마존 에코 Amazon Echo 같은 상품들도 홀푸드 매장에서 팔고 있다. 또 홀푸드 매장 내에 아마존 사물함을 설치해 소비자가 배송물을 픽업할 수 있게 했다. 이미 공생관계가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인수가 확정된 후, 아마존 사물함이 배치된 홀푸드 매장의 방문 건수는 11%나 증가했다.

시애틀의 아마존 고 매장 내부 모습.


베이조스는 프라임을 꼭 필요한 존재로 만들어, 소비자들이 가입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프라임은 아마존에게 엄청난 가치를 갖는다: 일부 추산에 따르면, 프라임 회원들은 아마존에서 연간 1,500 달러를 사용하고 있다. 프라임 비회원에 비해 2배나 더 많은 액수다. 앨릭스파트너스의 해머리는 “한번 프라임 고객이 되면, 다른 곳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사내 한 인사에 따르면, 회사 목표는 모든 검색의 출발지를 아마존으로 만드는 데 있다. 구글의 전 CEO 에릭 슈밋 Eric Schmidt은 “많은 이들은 우리의 경쟁상대가 빙 Bing이나 야후 Yahoo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검색 사업의 최대 경쟁자는 아마존”이라고 말했다.

검색 시장을 잡는다는 건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걸 의미한다. 아마존은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찾는지, 무슨 카테고리를 선택하는지, 무엇을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삭제했는지 등 모든 내용을 알고 있다. 이를 가리켜 ‘클릭스트림 clickstream’/*역주: 특정 방문자의 웹 활동(여러 웹페이지를 클릭해서 이동하면서 보는 것)/이라 부르고 있다.

아마존은 이제 인공지능 매장 아마존 고 Amazon Go를 통해 현실 세계 버전의 클릭스트림을 포착하려 하고 있다. 시애틀에 위치한 아마존 고 매장은 선반 위에 설치된 카메라와 무게 센서를 활용해 고객들을 밀착 추적하고 있다. 덕분에 고객들은 따로 결제할 필요 없이, 쇼핑을 마친 후 매장을 나오기만 하면 된다.

아마존은 홀푸드 매장에서도 비슷한 계획을 세우고 있을까? 비교적 저가 대의 홀푸드 자체 365 PL 매장은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저 걸어 나오는’ 경험이 플래그십 스토어 이상으로 확장되지는 않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홀푸드 자산 중 하나는 감각과 시각, 경험이라는 직접적인 접촉이라 할 수 있다. 그 같은 점은 지루하고 평범한 소매업들이 이미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는 이 시대에 매우 중요한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베이조스는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소매 경험의 구현을 오랫동안 꿈꿔왔다. 그런 점에서 홀푸드 매장은 그의 오랜 바람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아마존의 음성 비서 알렉사 Alexa와 에코 스피커 장치도 일익을 담당한다. 위처는 “식료품 쇼핑의 미래는, 예컨대 ’내게 식료품을 보내줘, 마늘 추가하고 토마토는 빼 줘‘라고 말할 수 있는 능력이 될 것”이라며 “아마존은 그런 현실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퍼즐을 하나하나 맞춰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RBC 캐피털 마켓 RBC Capital Markets의 예상에 따르면, 2020년이면 1억 2,800만 가구가 알렉사를 이용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아마존에서 지출하는 금액이 10% 증가할 전망이다.

뉴욕대학교의 갤러웨이 교수는 아마존의 최종 목표 중 하나는 ‘무클릭 환경(zero-click environment)’을 구현하는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특히 소매 부문에서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대부분의 상품을 집 현관 앞에 배송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의 옷장이나 냉장고로 바로 배송하는 구조다. 일부 지역에선 프라임 회원들이 이미 상품을 집 내부에서 받을 수 있다. 이때 보안 카메라와 스마트 록, 앱이 포함된 아마존 키 Amazon Key/*역주: 아마존의 빈 집 배송 서비스/가 사용된다. 실제로 아마존은 올 4월 스마트 초인종 회사 링 Ring을 인수했다. 갤러웨이의 예측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그는 “아마존이 링의 기술로 구현할 것은 실로 엄청날 것”이라고 표현했다.

아마존이 구현할 미래를 유토피아로 해석할 것인지, 디스토피아로 볼 것인지는 관점의 문제다. 하지만 사람들이 결국에는 아마존이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거나, 자신의 삶에서 너무 많은 부분을 통제한다고 느끼게 될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 그래서 결국은 편리함이 주는 최종 결과물에 대해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최근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및 보안 문제로 미 의회 증언대에 섰던 마크 저커버그를 떠올려 보라.

아마존에게 식품은 티핑 포인트 tipping point/*역주: 예기치 못한 일들이 갑자기 일어나는 극적인 순간/가 될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인공 지능과 기계 학습으로 세계에 기술적 진보가 나타났다. 반면 식품 산업은 농업 시스템의 탈 산업화를 지향하며 정반대를 향했다. UC 버클리 대학교에서 푸드벤처랩 Food Venture Lab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윌리엄 로젠바이그 William Rosenzweig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품은 아마존의 사업모델과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마존의 문화가 그런 유전자 자체를 갖고 있지 않다”고 우려하면서 “편리함과 가격, 속도는 식품에 있어 올바른 가치나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아마존은 편리함과 신중함 사이의 미묘한 경계선을 지키며 걷는 법을 배울 수 있을까? 아직 알렉사도 이 질문엔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배송 옵션들

아마존이 인수하기 전, 홀푸드 상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배송서비스 인스타카트를 통해서였다. 그러나 이젠 그 방법들이 많이 다양해졌다.

-인스타카트 INSTACART:
9.99달러만 내면 계약직 직원이 홀푸드 매장에서 1시간 내로 배송해준다. 2016년 홀푸드가 인스타카트에 투자했고, 양사가 5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아마존 인수로 인스타카트는 어떻게 될까? 아직 미정이다.

-프라임 나우 PRIME NOW: 프라임 회원들은 일부 지역에서 추가 요금 없이 홀푸드 상품을 2시간 내에 받아볼 수 있다. 아마존은 일부 홀푸드 매장에서 곧바로 상품을 배송하기도 한다.

-아마존 프레시 AMAZON FRESH: 대도시에 거주하는 프라임 회원들은 한 달에 14.99달러를 내면, 좀 더 다양한 식료품들을 당일이나 그 다음날 받아볼 수 있다. 아마존 프레시와 프라임 나우의 합병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프라임 팬트리 PRIME PANTRY: 프라임 회원에겐 전용 혜택이 또 있다. 40달러 이상 주문을 하거나, 한 달에 4.99달러를 내면 주스나 애완동물 사료처럼 상하지 않는 가정용품 배송비가 무료다. 현재 48개 주에서 이 서비스가 시행 중이다.

▲아마존에 잠식될 위기에 놓인 다른 업계들

아마존은 식료품 업계만 뒤흔들고 있는 게 아니다. 뒷덜미를 조심해야 할 5개 업계가 또 있다.

-의류: 모건 스탠리는 아마존이 올해 월마트를 넘어 미국 내 최대 의류 판매업체가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아마존은 몇 가지 자체 상품을 출시하고, 패션 구독 서비스도 오픈했다.

-은행: 아마존은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당좌 예금 상품을 출시할 수도 있다. 규제 이슈를 피하기 위해 은행과 파트너십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베인은 아마존이 향후 5년 내에 7,000만 명의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가구: 소파와 커피 테이블 같은 상품들은 아마존에서 가장 급성장하는 카테고리 중 하나다. 증강 현실의 발달로 소비자들은 이제 거실 레이아웃을 미리 시각화해서 볼 수 있다. 이런 서비스 덕분에 온라인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

-행사 티켓: 티켓마스터 Ticketmaster 같은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이 분야에 이제 파괴적 혁신이 무르익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3월까지 영국에서 매표 사업을 운영했다. 그 과정에서 티켓마스터와 파트너십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송: 아마존은 강력한 유통망을 활용해 유피에스 UPS, 페덱스 FedEx, 유에스피에스 USPS와 경쟁할 계획이다. 월 스트리트저널은 ‘아마존 배송(Shipping With Amazon)’이라 불리는 배송 서비스가 LA에서 시범 운영 중이라고 보도했다.

번역 최명인 chm7interper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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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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