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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광모시대' 3대 관전포인트] ①실리콘밸리 경험한 具…보수경영 벗어나 통큰 투자 나설까

② '40대 총수' 보좌할 경영진 젊은 인재 파격 중용 가능성

③ 전자·화학·통신 3개축 재편…실용주의 경영 강화할 듯





재계 4위 LG그룹이 창업 4세인 구광모 신임 회장 시대를 열었다. 지난달 29일 지주사인 ㈜LG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에 정식 선임된 구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LG가 쌓아온 고객가치 창조와 인간존중, 정도경영을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구 회장은 그러면서도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개선하겠다”며 ‘변화’를 꼭 집어 강조했다. 선대부터 이어져 온 LG만의 고유 경영 가치를 이어가겠지만 변화가 요구되는 부분에는 자신의 경영 구상에 맞게끔 과감한 변화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내비친 것이다.

대(代)가 내려올 때마다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것처럼 구광모 회장 시대에도 ‘젊은 총수’에 걸맞은 변화와 혁신이 예고된 셈이다. 구 회장은 한동안 외부 노출 없이 경영 구상에 몰두한 후 오는 11월 그룹 경영전략회의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 회장 시대를 맞은 LG에 나타날 변화 관전 포인트 세 가지를 짚어봤다.

◇‘보수적 LG’ 경영 기조 확 바뀔까=LG는 ‘장자 승계’ 전통에서 볼 수 있듯 보수적 조직 문화를 가진 대표적 기업이다. 지난 2000년대 초반 국내 대기업으로는 최초로 지주사 전환을 단행하는 등 선도적 면모를 보이기는 했지만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 등 리스크가 수반되는 경영 방식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9조원),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지분 투자(4조원)와 같은 대규모 M&A 사례가 LG에 없었던 배경이다. 그나마 최근 오스트리아 전장 업체 ZKW를 1조3,000억원에 인수한 게 유일하다.

하지만 구 회장 시대에 들어서 이러한 기조가 크게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글로벌 상황이 LG를 가만히 있게 두지 않는다. 인공지능(AI) 플랫폼 등 외부 협력 없이 내부 연구개발(R&D)과 마케팅 전략만으로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추세로 산업 지형이 바뀌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각자 경쟁력을 무기로 합종연횡하며 협력 전선을 확대하는 이유다.

여기에 실리콘밸리 내 스타트업에서 직접 경험을 쌓을 만큼 최신 IT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구 회장의 성향도 적극적인 외부 협력 가능성을 높인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은 내부 기반의 R&D 역량과 함께 외부와의 협력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40세 총수’에 걸맞은 세대교체 전망=주요 경영진 면면도 대폭 물갈이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40대 초반의 젊은 총수를 보좌할 수 있을 만한 젊은 인재들이 약진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향후 1~2년은 구 회장 체계의 안착을 돕는 현재의 ‘6인 부회장’들과의 신구 조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큰 흐름으로는 젊고 역동적인 인재를 파격 중용하는 세대교체 인사가 주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LG 핵심 계열사인 LG전자의 경우 사장급 이상 경영진의 평균 연령이 60.5세, LG화학은 61.3세까지 올라간다. 삼성과 현대차·SK 등 40~50대 총수가 이끌고 있는 여타 기업들의 사장단 평균 연령이 50대 중반인 것과 비교하면 연령대가 높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LG 인사의 기본 원칙은 성과주의이기 때문에 나이를 기준으로 하는 인위적 세대교체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총수 자체가 워낙 젊은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경영진 연령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과감한 사업 재편 이뤄질까=구 회장이 LG의 주력 사업을 바꿀 만한 과감한 사업 재편을 시도할지도 관심사다. LG는 구 회장이 ‘실용주의자’라고 강조한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사고를 지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구 회장이 전자·화학·통신으로 구분된 LG의 3개 사업 축을 미래 먹거리 발굴에 최적화한 형태로 재정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특히 디스플레이와 화학·이노텍 등 부품사 간의 사업 중복을 조율하는 것과 동시에 상사 같은 과거 사업 모델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인공지능·로봇 등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조직이 더욱 슬림해질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의 경우 액정표시장치(LCD) 레드오션이 심각하고 화학에서는 정보전자소재 부문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서 “구 회장의 경영 구상에 이 같은 현실적 문제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재영·신희철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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