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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방위비 놓고...트럼프, 또 유럽과 '티격태격'

"美, 세계의 돼지저금통 될수없어"

11~12일 나토정상회의 앞두고

獨·伊·노르웨이·加 등에 서한

"분담하는 방위비 너무 적다"

미군배치 조정카드 내밀며 압박

유럽 정상들 "제 몫한다"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부과에 이어 방위비 증액을 놓고 유럽 동맹국들과 파열음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8~9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통상압박으로 대서양 동맹의 균열을 전 세계에 알린 미국과 유럽·캐나다가 오는 11~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방위비 분담에 대해 또다시 대립각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벌써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서 ‘미국은 세계의 돼지저금통이 될 수 없다’고 말할 것”이라며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대선 당시부터 나토를 ‘낡은 동맹’이라고 비판하며 회원국들의 방위비 증액을 줄기차게 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를 한주 앞두고 동맹국들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대통령은 미국을 지키고 우리 파트너 및 동맹들과 조화를 이루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미국이 너무 자주 ‘세계의 돼지저금통’으로 여겨지는 일은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지난 1949년 창설된 나토는 옛소련에 맞서 미국·캐나다와 영국·프랑스 등 서유럽국가 간 안보동맹 기구로 출범해 현재는 스페인·폴란드·불가리아·노르웨이 등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참여하는 방위협력체다. 회원국은 총 29개국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이 2014년 방위비 분담금을 10년 내 각국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으로 올리기로 합의했음에도 미국과 영국·그리스·에스토니아를 제외한 모든 회원국의 방위비 지출이 가이드라인에 미달하자 독일 등에 국방비 증액을 강력히 촉구해왔다. 2017년 현재 미국의 GDP 대비 방위비 지출은 3.57%에 달한 반면 나머지 회원국들은 평균 1.45%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유럽을 처음 방문했을 때부터 방위비 증액을 채근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독일·이탈리아·노르웨이·캐나다·네덜란드 등에 서한을 보내 국방예산 증액을 요구하는 등 노골적인 압박에 나섰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회원국 정상들에게 “분담하는 방위비가 너무 적다”고 지적하며 동맹국들의 약속 불이행과 관련해 “미국의 인내심 또한 고갈되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분담이 늘지 않으면 독일·이탈리아 등 유럽 내 미군 배치를 조정할 수 있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우방인 미국이 안보 위협을 이유로 유럽산 철강에 관세 폭탄을 투하한 데 이어 공동 안보기구인 나토가 미국에 국방비를 바가지 씌우듯 떠넘기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서자 유럽 정상들은 불편함을 넘어 불쾌감까지 토로하며 반발하고 있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에 대해 “이런 형태의 우편물에 겁먹지 않는다”며 “벨기에는 군사동맹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도 “경제적으로 수치화할 수 없는 형태로 이탈리아는 나토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히며 미 측에 해군과 공군기지를 제공하고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등에서 군사적 협력을 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증액 압력을 집중적으로 받는 독일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국방장관은 독일의 군사비 증액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혀 감명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우리는 누군가를 감명시키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독일 정부의 예산계획을 앞당겨 늘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미국이 빚문서처럼 거론하는 ‘GDP 대비 방위비 2%’ 합의에 대해 “이는 법적 서류가 아니라 정치적 약속을 담은 정치적 문서”라고 강제성이 없음을 강조하는 등 나토 정상회의에서도 ‘미국 대 나머지 회원국’이라는 대립구도가 재연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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