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사람은 지배하거나 지배받기 마련이다. ‘힘의 의지’라는 개념을 고안한 니체에 따르면 말이다. ‘힘의 의지’ 안에는 ‘지배하는 힘’과 ‘지배받는 힘’이 있으니까. 교실을 예로 들면 선생은 ‘지배하는 힘’이고 학생은 ‘지배받는 힘’이다. 니체는 세상이 ‘힘 싸움’으로 관계 맺는다고 봤다. 지배받는 힘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니체는 여기서 질문의 숨겨진 의도를 묻는다. 어떻게 지배해야 하는지 묻기보다는 ‘지배’란 개념 그 자체가 무엇인지 묻는 것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지배하는 힘’ 그 자체를 부정하면 된다.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표현한 이유다.
저자는 이처럼 책에서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왜 시간은 늘 부족할까’와 같은 고민에 대한 답을 철학에서 찾았다. 데카르트부터 미셸 푸코, 질 들뢰즈까지 스무명의 철학자와 그들의 개념을 우리의 삶과 연결했다.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근현대 서양철학사의 흐름을 찾는 과정은 이 책의 묘미다. 앎보다 삶이 더 중요한 세상, 철학은 어렵고 사는데 도움되지 않는 학문이라 여겨졌다. 틀렸다. 철학은 그 무엇보다 우리의 삶을 바꿀 기술이다. 1만5,000원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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