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주일간 지구촌 북반구 곳곳에서 기상 관측이래 최고 수준의 ‘찜통 날씨’가 이어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여름 날씨가 비교적 선선한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캐나다를 포함해 미국 동부 지역과 중동, 유라시아 등지에서 이 기간 이례적인 고온다습 현상이 지속됐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기권 중상층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오래 머무르면서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둬놓는 ‘열돔’(heat dome) 현상 등에 기인하는 이러한 날씨에 대해 기상학자 닉 험프리는 “북반구에서 관측된 것 중 믿기 어려운 정도의 열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북미의 경우 지난주 후반부터 미국 동부 3분의 2 지역과 캐나다 동남부에서 열돔현상이 나타나 공기가 뜨거울 뿐 아니라 푹푹 찔 정도로 다습한 곳도 있었다.
미국 덴버에서는 지난달 28일 40.5도(화씨 105도)로 역대 최고 기온과 같았고, 뉴햄프셔주 마운트 워싱턴은 지난 2일 하루 최저기온이 15.5도(화씨 60도)로 역대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미국 버몬트주 벌링턴에서도 지난 2일 하루 최저기온이 26.6도(화씨 80도)로 신기록을 세웠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지난 2일 기상을 관측한 147년 역사상 가장 높은 36.6도(화씨 97.9도)를 기록하면서 고온다습한 정도도 최고 수준에 올랐고 오타와에서는 1일 고온다습 정도가 최고였다. 특히 캐나다 현지 방송에 의하면 찜통 날씨로 인해 몬트리올 안팎에서 33명이 사망했다.
유럽에서는 영국제도가 지난달 28일 그야말로 ‘기록적’인 이상 기후를 경험했다.
영국 기상청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지역은 남부 머더웰에서 이날 33.2도(화씨 91.8도)를 기록, 2003년 8월 그레이크룩에서 관측된 최고 기록을 깨버렸다.
글래스고도 같은 날 31.9도(화씨 89.4도)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고, 이날 아일랜드의 섀넌도 32도(화씨 89.6도)도 최고 기록을 세웠다.
마찬가지 이날 북아일랜드는 벨파스트가 이날 29.5도(화씨 85.1도), 다음날인 29일 캐슬더그가 30.1도(화씨 86.2도)로 각각 최고 기록을 수립했다.
유라시아에서는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의 트빌리시가 지난 4일 40.5도(화씨 104.9도)까지 올라 사상 최고 기온을 수립했다.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은 지난 2일 42도(화씨 107.6도)로 7월 최고 기록이자 연중 최고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러시아 남부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달 28일 6월 날씨로는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한 곳이 있었다.
중동에서는 오만의 어촌마을인 쿠리야트에서 지난달 28일 하루 최저기온이 42.6도로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날 최고 기온은 49.8도였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러한 이상 고온 현상을 개별적으로 보면 지구 온난화에 기인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해도 집합적으로 보면 지구가 점점 더워지는 데 따라 늘어나는 극단적인 현상과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홍승희인턴기자 shhs95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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