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이마트가 선보인 ‘B급 만물상’ 콘셉트의 전문점 ‘삐에로쑈핑’. 개성 있는 외관만큼이나 독특한 운영방식을 채택했다. 본사에서 지정하는 상품으로 진열대를 채우는 게 아니라 현장 영업 담당자가 직접 상품을 고르고 배치하는 것. 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상권마다 잘 팔리는 물건이 다르기 때문에 고객의 최접점에 있는 매장 관리자에게 많은 권한을 줬다”고 말했다.
전문점의 성장공식이 바뀌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편집숍 등 전문점을 선보이는 가운데 지역마다 서로 다른 상품 구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같은 전문점이라도 지점별로 각기 다른 전문점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우선 이마트는 이번 1호점에 이어 올해 중으로 동대문 두타몰과 서울 논현동 자사 건물에 삐에로쑈핑을 추가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 점포별로 디스플레이와 상품 구성 등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의 패션·잡화·생활용품 전문점 ‘유라이즈(U-Rise)’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5월 무역센터점에 문을 연 유라이즈 3호점은 대구점(1호점)·목동점(2호점)과 콘셉트는 물론 타깃도 다르다. 타 지역보다 소비력이 높은 상권 특색을 고려해 다소 가격대가 높은 ‘영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입점한 것이 한 예다. 또 프리미엄급 브랜드 40여 개로 채워진 것도 다른 매장과의 차별성이다. 회사 관계자는 “3호점은 1·2호점에 입점된 상품과의 중복 비율이 20%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선보인 유라이즈 대구점과 목동점도 콘셉트가 각기 다르다. 지난해 3월 오픈한 대구점은 ‘영 라이프스타일’을 콘셉트로 매장을 구성했다. 반면 목동점은 아파트 단지가 밀집된 상권을 고려해 ‘홈 라이프스타일’ 매장으로 꾸몄다.
화장품 편집숍도 매장별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명동점에 오픈한 라코 매장의 경우 중국인,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점을 고려한 MD 구성이 특징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들이 즐겨 찾는 색조 화장품과 저단가 브랜드 위주의 상품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반면 오는 11월 월드타워에 오픈 예정인 2호점은 내국인 위주의 상권과 고가 라인을 찾는 고객들이 많은 점을 고려해 ‘풀섹션’ 또는 ‘고가 브랜드 라인’을 강화할 방침이다./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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