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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록지 않은 현실에…다시 책 덮는 동네서점

'북바이북' 설립 5년만에 매물로
'북티크'도 오프라인 서점 없애
대형서점 침투로 입지 좁아지고
팔아도 남는것 없어 운영 쉽잖아
도서정가제·출판사와 협업 절실

  • 김현진 기자
  • 2018-07-15 17:36:14
  • 문화 35면
개성 있는 동네 서점이 하나둘씩 늘어나면서 ‘동네 서점의 부활’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녹녹지 않다. 책을 팔아도 남는 것이 별로 없는데다 대형 서점의 등장으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 등으로 동네 서점이 고심하고 있다.

동네 책방 애플리케이션 ‘퍼니플랜’에 따르면 지난해 주당 1개꼴로 등록된 새로운 책방이 올해는 1.5개꼴로 등록되며 그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폐점하는 수도 전체의 10%가 넘는다. 지난 6월 30일 기준 2년여 기간 동안 등록된 책방은 모두 381곳이며 이중 휴·폐점한 책방은 42곳이다.

실력파 동네 서점 북바이북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북바이북을 매물로 내놓는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사업체 운영의 미숙함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 사업체를 더 잘 이끌고 갈 새로운 사업자를 찾게 되었다’는 것. 상암점을 시작으로 판교점, 광화문점으로 확장을 이어가던 북바이북은 결국 선보인 지 5년 만에 매물로 등장하게 됐다.

녹록지 않은 현실에…다시 책 덮는 동네서점

확장을 이어가던 또 다른 동네서점인 북티크도 서교동 본점을 강릉점으로 이전하려고 했으나 결국 각자의 입장 차로 무산됐다. 북티크는 현재로서는 오프라인 서점은 없는 상태로 온라인 서점을 준비 중이고 독서 모임을 운영 중이다. 북티크 측은 “좋은 건물은 많은데 좋은 콘텐츠를 담는 게 쉽지는 않다는 걸 깨달았다”며 “결국 돈과 연관되어 있어 이 부분을 서로 절충해서 운영한다는 것이 어려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확장으로 성공 가도를 이어가는 것처럼 보이던 두 동네 서점의 사례는 독립서점업 종사자, 독립서점에 관심 있는 출판업계 관계자 사이에서 다소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전 동네 서점 대표는 “동네 서점의 시초 같은 곳들인데 아무래도 다각도로 확장하면서 한계나 무리를 느꼈던 것 아닌가 추측한다”며 “하나의 매장을 잘 운영하는 것과 확장하는 것은 다른 경영 문제로, 고정비용이 늘어나는 등 문제가 생겼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굶어죽지않으면 다행인_이후북스 책방일기’의 저자인 황부농 이후북스 대표는 “신촌에서 2년 반 넘게 동네서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여러 악조건이 있다”며 “공급률이 높은 책은 팔아도 남는 게 없고 책 한 권을 팔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경영난뿐 아니라 외부 변화도 동네서점을 위태롭게 한다. 동네 서점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는 홍대, 합정에 대형 서점들이 자리 잡으면서 동네 서점의 입지가 더 좁아졌다. 대형업체들이 앞다퉈 진출하다 보면 그 일대 상가의 권리금과 임대료가 치솟을 가능성도 높으며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가 치솟아 세입자가 다른 곳으로 쫓겨나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동네 중고책방으로 수십 년간 창천동을 지켜온 공씨책방은 젠트리피케이션 때문에 성수동으로 이사 가기도 했다.

이후북스 황 대표는 동네 책방들은 그 안에서 많은 시도들을 하고 있지만 남는 게 없으면 유지하기 어려운 만큼, 유통정가제와 할인이 없는 완전 도서정가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울러 출판사와 동네서점의 협업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동네 책방이 책을 잘 읽지 않는 독자들도 책과 가까워지고 흥미를 느끼게 할 많은 행사나 이벤트를 일시적으로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하는 게 중요한데, 출판사는 책만 만들고 책방은 책을 파는 곳으로만 나눌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어떻게 독자들을 만나게 할지 어떤 책을 독자들이 요구하는지 서로 소통하고 협업해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의 동네서점 쇠퇴는 수익구조의 허약함에 기인한다는 것이 출판 업계의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서점에 비해 규모와 자본에 한계를 동네서점 특유의 감성과 소통으로 이슈를 불러오긴 했지만 출판사와 직거래의 어려움으로 인한 손익이 많지 않다 보니 어느 정도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며 “기존 서점과 다른 변별력으로 승부해야하기 때문에 독자중심의 공간과 감성적 다양한 접근을 끊임없이 시도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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