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씨처럼 부동산을 고르기 위해 발품 대신 ‘손품’만 파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은 내 집 마련의 꿈을 돕는 부동산 플랫폼 서비스를 두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 플랫폼을 통해 대출과 연계하는 것은 물론 디지털 채널을 강화할 수 있어서다.
KB국민은행의 부동산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KB부동산 리브온’은 다운로드 수 85만8,000여건을 기록하며 연내 100만건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앱은 지난해 은행권 최초로 출시된 부동산 플랫폼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 회원이 아니어도 앱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많은 이용자들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을 비롯해 시중은행들이 내놓은 부동산 플랫폼은 네이버 부동산이나 직방·다방 등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와 비교하고 대출을 상담, 신청받을 수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국민은행의 KB부동산 리브온은 아파트 매물과 관련한 주변 상권 및 교통 등 구체적인 정보까지 담은 ‘아파트종합보고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신한은행의 ‘쏠 랜드’는 부동산 칼럼 및 팟캐스트를 통해 부동산 트렌드를 알려준다.
이처럼 시중은행이 부동산 플랫폼 서비스에 공을 들이는 것은 대 고객 서비스 확대와 함께 이용 고객이 주택담보대출도 빌리게 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부동산 플랫폼을 통해 매물을 찾은 다음에 대출한도나 금리 수준 등에 대해 대출 설계를 받아 간편하게 비대면으로 대출까지 받는 방식이 가능하다. 아울러 금융상품이 아닌 부동산 등 정보를 제공하면서 디지털 채널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다. 다만 직방·다방 같은 부동산 플랫폼과 달리 은행권의 부동산 플랫폼은 부동산중개업소로부터 매물 등록에 따른 수수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플랫폼 자체만으로는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구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별도의 수수료를 취하지 않기 때문에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매물 등록이 활성화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향후 부동산 플랫폼이 블록체인과 접목돼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든 정보가 연결되는 블록체인 기술로 중개자의 도움 없이 부동산 거래 과정을 단순화해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머지않아 부동산 플랫폼을 통해 매물 검색부터 대출까지 한번에 이어지는 원스톱 서비스를 활용하는 게 대중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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