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수익률이 한 달 새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업계에서는 최근 국민연금이 외풍에 시달리며 투자전문가들이 이탈하면서 국내외 수익률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유재중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국민연금기금의 국내 주식 운용수익률은 -1.18%로 4월 말 2.41%에서 3.59%포인트나 급락했다. 해외·부동산·대체자산 등 전체 운용수익률도 0.49%에 그치며 4월 0.89%에 비해 전반 가까이 떨어졌다. 특히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운용수익률은 시장 평균 수익보다도 -0.92%포인트 더 손실을 보고 있다. 국민연금이 그동안 보유한 국내 주식 투자액과 신규 투자액을 고려하면 최근 5개월간 국내 주식 투자 손실액은 3조1,060억원에 이른다.
투자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의 인력 이탈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국민연금은 최근 대체투자실장이 사의를 표명했고 해외증권실장·해외대체실장·주식운용실장이 공석이다. 기금운용본부장은 1년째 인선하지 못하고 있고 운용전략실장은 기금운용본부장을 대리하는 동시에 최근에는 스튜어드십코드를 전담하고 있어 역량도 분산해야 하는 처지다.
국민연금은 공공 분야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와 비교해도 수익률이 저조했다. 2018년 3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투자 수익률은 -1.07%로 KIC의 해외 주식 투자 수익률인 -0.39% 보다 낮았다. 2017년 말 기준으로도 국민연금은 10.68%를 나타내 KIC 수익률(25.50%)의 절반 이하를 기록했다.
주식에 견줘 수익률 차이가 나기 힘든 해외채권도 마찬가지다. 2018년 3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채권 수익률은 -0.46%였지만 KIC는 1.41%로 나타났다. 2017년 기준으로는 격차가 더욱 커 국민연금이 0.22%이고 KIC는 8%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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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장기투자자인 두 연기금의 5년 이상 수익률을 비교하면 국민연금이 여전히 KIC를 앞선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수익률은 해외 주식의 경우 국민연금은 11.29%로 KIC(10.15%)보다 높다. 같은 기간 해외채권 투자에서는 국민연금이 3.02%로 KIC(1.32%)보다 높았다.
전직 국민연금 출신의 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투자는 실제 경험과 국제 네트워크, 기관 내 투자심의조직 등이 중요한데 최근 국민연금은 현업에서 일할 투자인력이 이탈하고 기금운용본부장을 비롯해 투자에 대해 의사 결정을 할 주체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수익률 하락이 단기간으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지속된다면 국민 노후자산에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주주권 강화를 위해 도입하는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가 본래 목적대로 장기 수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기구에 정부나 시민사회의 주장이 지나치게 반영되면 여론에 휩쓸린 의사결정을 하게 되고 이는 수익률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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