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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산업부흥플랜 빨리 세우라는 손경식 회장의 고언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주력 제조업이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이 넘보지 못할 정도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던 디스플레이와 철강·조선 등은 한국과의 격차를 따라잡기에 성공한 중국 기업의 공세적 전략에 이제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창간 58주년을 맞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특별 인터뷰에서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주력산업 부흥을 위한 그랜드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재계 원로로서 우리 경제에 보내는 고언이다.

손 회장은 “전통 제조업 분야만 놓고 보면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이제는 같아지기 직전”이라며 “앞으로 5년이 우리 경제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손 회장의 지적처럼 중국 산업의 경쟁력 확보 속도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다. 그나마 확고한 우위를 점한 반도체마저 중국의 맹렬한 추격에 앞날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기업 성장의 낙수효과가 예전만 못하다지만 누가 뭐래도 제조업은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중심축이다. 어느 분야보다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해외 각국이 기업 유치에 발 벗고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록 직접적인 고용창출력은 서비스업보다 낮지만 연관산업으로의 파급 효과는 훨씬 크다.



제조업을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일자리부터 연관산업·지역경제에 이르기까지 국민경제 전반에 치명타가 될 것이다. 결국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다. 경영자 스스로 기업가정신을 곧추세워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겠지만 제조업 부흥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구조개혁과 노동개혁으로 기업 체질을 개선하고 규제혁파를 통해 혁신역량을 키우는 길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 시설 확충과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에도 인색해서는 안 된다. 제조업 살리기를 주저하면서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일 뿐이다. 특단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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