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009830)은 한화솔라홀딩스와 한화큐셀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한화케미칼의 자회사 한화솔라홀딩스는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총괄하고 있고 한화솔라홀딩스의 자회사로 한화케미칼의 손자회사인 한화큐셀은 글로벌 시장의 태양광 사업을 맡고 있다. 그런 만큼 양사가 합병되면 태양광 사업의 효율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케미칼의 한 관계자는 이날 “나스닥 상장사인 한화큐셀이 모회사인 한화솔라홀딩스로부터 합병을 위한 의향서(LOI)를 수령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의향서를 받은 한화큐셀 사외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가 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하고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승인하면 합병은 마무리되고 한화큐셀의 나스닥 상장도 폐지된다.
한화그룹은 합병 배경으로 한화큐셀의 미국 증시 상장에 따른 효용 감소를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태양광 셀과 모듈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 등 보호무역주의의 영향으로 외국계 태양광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미국 자본시장을 통한 자본 조달이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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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케미칼은 한화솔라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화솔라홀딩스는 한화큐셀 지분을 94% 보유하고 있다. 그 결과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전체의 6%(약 500만주), 하루 평균 거래 금액도 시가총액의 0.01%에 그친다. 실제 한화큐셀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주당 9.25달러까지 올랐지만 올해 초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 등을 겪으며 현재(2일 기준) 6달러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최근 한 달 동안 하루 평균 거래량도 3만5,000여주로 전체 발행 주식수(8,324만주)의 0.5%도 채 되지 않는다.
반면 나스닥 상장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은 만만찮다. 국제회계기준과 함께 미국회계기준에 따라 상장 유지를 위해 회계감사와 법률자문, 컨설팅, 사외이사 보수 등으로 한 해 수십억원의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특히 공시 등 정보공개 의무에 따라 글로벌 경쟁사에 기업 정보가 공개되는 점도 한화에는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자본 조달 등 나스닥 상장사로서 누릴 수 있는 각종 효용 가치가 미국 주도의 보호무역주의로 점점 줄어드는 와중에 상장에 따른 비용 부담은 늘었던 게 사실”이라며 “특히 영업 관련 정보보호의 필요성도 커지면서 양사 간 합병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합병을 통해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 효율성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합병 이후 존속회사는 업계에서 인지도가 높은 한화큐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화케미칼-한화솔라홀딩스-한화큐셀로 이어지는 조직 체계가 단순화되면서 좀 더 효율적으로 글로벌 태양광 사업이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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