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에서 명문고와 명문대 출신의 최고경영자(CEO) 비율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SKY)’로 불리는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출신 비중이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경기고·경복고·서울고 출신 비중은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8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올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41개 가운데 출신 학교가 공개된 CEO 464명을 조사한 결과 ‘스카이 출신’은 198명으로, 전체의 44.8%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48.9%)에 비해 4.1%포인트 낮아진 수치고, 3년 전인 2015년(52.5%)보다는 무려 7.7%포인트 하락했다.
서울대 출신은 2015년 전체의 28.5%에 달했으나 올해 23.5%로 떨어졌고, 고려대와 연세대 출신도 각각 1.7%포인트와 1.0%포인트 낮아졌다.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이들 3개 대학 출신은 여전히 ‘톱3’를 유지했다. 그리고 한양대(5.0%·22명)와 성균관대(4.1%·18명), 서강대(3.6%·16명), 한국외대(2.9%·13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비(非) 수도권 대학 출신 CEO 비중은 올해 19.3%(85명)에 달하며 20%대에 육박했다. 2015년 14.4%(67명), 지난해 17.0%(76명)로 명백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 중에서도 특히 부산대와 영남대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두 대학 출신 CEO는 3년 전에는 각각 9명이었으나 올해는 각각 16명과 14명으로 늘었다. 외국 대학 출신 CEO 비중은 지난해와 올해 5.2%로 같았다. 2015년(4.7%)과 비교해서도 큰 변화가 없었다.
전공별로는 경영학과 출신이 전체의 25.7%(112명)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고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생이 각각 5.5%(24명), 5.3%(23명), 3.2%(14명)로 1∼3위를 차지했다
출신 고교는 전통 강호 ‘경기·경복·서울’이 각각 4.2%와 3.4%, 1.7%로 ‘톱3’에 올랐다. 그러나 2015년 전체의 19.3%(80명)에 달했던 이들 3개 고교 출신이 지난해에 15.6%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는 10%대 밑으로 떨어지면서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재계 관계자는 “1974년 고교 평준화 이후 세대들이 경영 일선에 등장하면서 전통 명문고 출신 비중이 급속히 낮아지고 있다”면서 “대학도 ‘스카이 쏠림’이 완화되면서 재계에서도 ‘주류 해체’ 현상이 진행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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