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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 살이' 박원순 "99대1 사회 실감…답 찾기 고민 중"

삼양동서 기자단 오찬간담회…“거대한 도전과제 고민중, 19일 결과 발표”

옆집서 40대 변사…“외로운 죽음 없어야. 종합대책 마련이 중요”

"쇼한다고 하지만 살러 온 것이며 불편함에 대한 답을 찾으러 온 것"

지난 달 23일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강북구 삼양동 주택가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강남·북 격차 해소’, ‘시민 삶의 문제 해결’ 등을 화두로 안고 관사를 잠시 떠나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으로 입주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8일 “대한민국 ‘99대 1의 사회’가 어떻게 마을에서 동네 경제, 골목 경제를 유린하는 현장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옥탑방 입주 19일째를 맞은 이 날 삼양동의 한 식당에서 출입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삼양동 생활과 그동안 현장을 지켜본 내용을 이렇게 전달했다.

‘99대 1의 사회’란 사회의 1%가 부를 독점하고 나머지 99%는 소외되는 경제체제를 의미한다. 박 시장은 “옛날에는 동네마다 구멍가게, 양장점, 전파상, 작은 식당들이 있었는데 다 사라졌다. 큰 도로변을 중심으로 가게들이 있는데 대부분 대기업 프랜차이즈 이런 것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지금 단순히 서울의 한 동네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 전체,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라며 “서울시가 어떻게 하면 (이런) 거대한 도전과제에 답을 내릴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옥탑방에 입주한 박 시장은 강북구의 현장 곳곳을 돌며 시민을 만나면서 강남·북 균형발전, 시민 삶 개선 등을 고민하고 구상해왔다. 박 시장은 오는 19일 ‘옥탑방 한 달 살이’를 통해 마련한 각종 정책과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울퉁불퉁한 도로 보수 문제, 삼양동 꼭대기에 도시가스가 안 들어가는 200여개 집들의 문제 등 간단한 일들은 이미 해결했다”며 “여기 들어오면서 갖고 온 큰 화두들은 하루아침에 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현장에서 보면 정말 많은 대안이랄까 이런 게 많이 나온다”며 “제가 뭘 만들어냈다기보다는 시민들이 스스로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박 시장은 옥탑방 생활에 대해 “불편한 것이 하나도 없다”며 “더위는 결국 서늘함에 질 것이다. 고통은 늘 이후에 즐거움으로 보상될 것이다. 덥고 좀 힘들지만, 서울의 미래에 여전히 도움이 되는 단서를 제공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얼린 물통을 수건으로 단 천연에어컨, 부채 등 각종 더위나기 용품이 전국 곳곳에서 답지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사람들은 저보고 ‘체험하러 왔다’, ‘쇼 한다’고 하지만 저는 체험하러 온 게 아니라 살러 왔고, 문제를 해결하러 왔고 일을 하러 왔다”고 역설했다.

다만 “시민들 만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죄 없는 아내, 직원들, 강북구 직원들 생고생하고 있어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날 오전에는 박 시장의 옥탑방 옆집에서 40대 남성이 숨진 지 수 일 만에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가슴 아프다. 들어보니 아직 40대 청년이고, 장애인이더라”며 “도시에서 이런 외로운 죽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또 하나의 과제를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에 의해 고독하게 사는 사람들을 찾아 사례발굴을 해서 배타적 입장이더라도 돌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사건의 전반적인 상황을 되돌아봐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종합대책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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