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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IEW] '러블리 호러블리' 운명공유 제로섬 게임, 제대로 신선한데?





‘러블리 호러블리’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있다. 한날한시에 태어난 두 아이의 운명을 단 한 번의 굿으로 바꿔버리고,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진 드라마 PD가 등장하는 등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극을 빼곡히 채운다. 최근 얌전한(?) 작품을 주로 편성한 KBS가 새롭고, 신선한 조합을 만들어냈다.

13일 첫 방송된 KBS2 ‘러블리 호러블리’는 운명을 공유하는 한 남녀가 톱스타와 드라마 작가로 만나면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들을 그린 호러 로맨틱 코미디다. 나빴던 운이 좋았던 운으로, 또 좋았던 운이 나빴던 운으로 한순간에 뒤바뀐 채 살아온 이들은 34살 생일을 앞두고 운명에 변화를 맞는다. 각자가 가진 원래의 운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 것.

필립(박시후 분)은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해 배우로 전향, 마침내 남우주연상까지 거머쥔 톱스타. 그는 한 예능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야심한 밤 인적 드문 산을 찾았다가 의안 점쟁이(김응수 분)로부터 곧 죽게 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예언을 듣는다.

반면 뭐만 했다 하면 온갖 불운이 닥치는 을순(송지효 분)은 스타작가 기은영(최여진 분) 뒤에 가려진 대필작가다. 생일 하루 전날 엄마의 묘소를 찾아 비참한 현실을 한탄하던 을순은 불현듯 떠오른 생각에 앉은 자리에서 대본을 완성하게 된다. 그리고 을순의 대본에 적힌 내용대로 필립은 갑작스러운 산사태를 만나 산속에 고립된다.

이렇듯 ‘제로섬 게임(한쪽 이득과 다른쪽 손실을 합하면 영(0)이 되는 게임)’처럼 상대가 행복하면 내가 불행해진다는 ‘운명공유체’ 이야기는 초반부를 흥미롭게 채웠다. 굿을 통해 처음 만났던 순간, 학창시절 필립이 액운을 막는 부적 목걸이를 바닥에 떨어뜨리자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을순이 뒤돌아보는 장면, 한밤의 결투현장까지.





배우들의 연기는 어둡게 흘러갈 수 있는 극의 흐름을 중화시켰다. 괴한에 맞서 싸우는 을순과 필립의 모습은 적절한 타이밍에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특히 필립이 검은 비닐봉지를 머리에 뒤집어쓴 채 을순을 괴한 쪽으로 밀어내고, 자신은 멀찍이 떨어지는 장면은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회차별 이야기를 끝맺을 때 등장한 명민호 작가의 일러스트도 한층 매력을 더한다. 괴한에게 손을 다친 을순을 대신해 국밥을 챙겨주는 성중(이기광 분)의 모습을 포착해 일러스트로 옮긴 모습은 여운을 진하게 남긴다.

ost 역시 알쏭달쏭한 극 전반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공시생 남친에게 차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비를 맞다가 길거리에 버려진 캔을 밟고 넘어진 을순의 모습이 더욱 애처로웠던 것은 이 장면에 삽입된 이질적인 느낌의 ost 덕분이었다.

운명을 ‘셰어’(share)한다는 독특한 콘셉트에 깔끔한 연기, 주변을 채우는 요소들이 저마다 초반부터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호러블코믹’ 장르라는 색다른 작품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첫 방송 시청률은 1회 4.8%(닐슨코리아/전국), 2회 5%로 전작 ‘너도 인간이니’보다는 낮지만 실망할 수치는 아니다. 이날 방송의 호평을 등에 업고 마지막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주는 작품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소라 인턴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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