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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사우디 국부펀드





지난 2015년 6월15일 인천 송도의 포스코건설 본사에서 포스코건설 지분 38%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에 매각하는 계약 체결식이 열렸다. 지분을 팔아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이 확보한 자금은 1조2,400억원에 달했다. 재무구조 개선으로 내실을 강화하려던 포스코로서는 PIF가 구원투수나 다름없었다. 당시 포스코를 이끌던 권오준 회장이 “먼 여행을 떠나기 전 올바른 동반자를 선택한다”는 아랍 속담까지 인용하며 PIF의 투자를 반겼을 정도다.

이렇게 한국과의 인연을 맺은 PIF는 그보다 7년 전인 2008년 설립됐다. 자산 규모가 약 3,000억달러로 제조업과 산업 인프라 분야에 주로 투자하는 개발형 펀드다. 원래 사우디 재무부 산하였으나 2015년 취임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이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경제개발위원회(CED) 산하가 됐다. CED는 국왕 직속으로 석유부·재무부 등 20여명의 장관이 참여하는 사우디 경제개발 총괄기관이다.

국왕 직속이 되자 PIF는 해외투자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특히 실세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성장동력 다변화를 독려하면서 최근 2년 새 글로벌 투자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투자 패턴에 변화가 생긴 것도 이즈음이다. 제조업·사회간접자본(SOC) 위주에서 첨단기술 분야로 투자를 확대한 것. 일본 소프트뱅크의 정보기술(IT) 투자 펀드인 비전펀드에 450억달러를 베팅하고 모바일 차량예약 서비스 기업 우버에도 35억달러를 투자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지분도 5% 확보한 상태다. 이런 인연 때문인지 테슬라가 추진하고 있는 비상장사 전환 계획의 중심에 PIF가 등장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7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 조달에 대한 의혹이 가라앉지 않자 13일 “비상장 전환은 PIF의 제안으로 사우디 국부펀드는 필요한 충분한 자금 이상을 가지고 있다”고 공개한 것. PIF가 테슬라 비상장 전환의 자금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머스크의 언급이 전해진 바로 다음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 등을 인용해 PIF의 자금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미 많은 투자판을 벌려놓아 자금 여력이 없다는 내용이다. 이런 논란에도 테슬라는 상장 폐지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한 발짝 더 나갔다. 오일머니까지 끌어들인 머스크의 도박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갈수록 흥미진진해진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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