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정재단은 2005년 11월 설립된 비영리 공익재단이다. 2005년 5월 작고한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업적과 공로를 기리기 위해 설립됐다. 설립자는 정세영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몽규 HDC 회장이다. 현재 포니정재단이 진행 중인 다양한 활동 중엔 베트남 인재들을 지원하는 해외 장학사업도 있다. 포니정재단의 장학생으로 선발돼 올 여름 한국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베트남 학생들을 만나봤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정세영 명예회장은 대한민국 첫 고유모델 자동차인 ‘포니’를 개발한 주역이다. 정 명예회장은 포니를 개발해 대한민국을 16번째 자동차공업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현재 세계 5위 위상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미래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도전하고 개척하는 것’이라는 정세영 명예회장의 신념과 도전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세영 명예회장은 1955년 미국 콜럼비아대학교 유학 당시,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을 중단해야 하는 위기를 맞은 적이 있다. 그때 마이애미대학교 전액 장학생으로 이적해 1957년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정 명예회장은 장학금의 소중함을 이때 절실히 체험했다고 한다.
인재 중시 철학으로 임직원 교육 기회 확장에 앞장섰던 그는, 학생들이 어떤 환경 속에서도 학업에 대한 열정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철학을 이어받아 포니정재단은 미래 인재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해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포니정재단은 한국 자동차 산업을 개척한 정세영 명예회장의 혁신정신과 도전정신, 인재중시 철학을 계승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07년부터 선정·수여하고 있는 ‘포니정혁신상’이다. 포니정재단은 외교, 경제, 사회, 교육, 문화, 예술 등 전 분야에 걸쳐 앞선 생각과 노력으로 새로운 지평을 개척한 인물과 단체를 대상으로 연 1회 상을 수여하고 있다. 또한 기초학문분야 진흥을 위해 2008년부터 우수한 연구주제 2편을 선정해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2012년부터는 연구결과에 대한 출판 지원까지 제공하고 있다. 그 밖에도 스포츠 예술분야 인재를 지원하는 ‘영창뮤직 콩쿠르 장학금’, ‘유소년 축구 장학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포니정재단은 장학사업도 국내외에서 활발히 펼치고 있다. 빠른 경제 성장을 통해 국가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베트남 인재들을 지원하는 베트남 장학사업 ‘베트남 대학생 장학금’ 제도도 그 중 하나다. 베트남 각지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모이는 호치민 국립대학교, 하노이 국립대학교와 협약을 맺고 장학생을 선정·지원한 지 벌써 10년의 세월이 지났다. 포니정재단은 지금까지 베트남 대학생 620명에게 1년치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해 왔다. 포니정재단 관계자는 “베트남 미래 주역이 될 대학생들에게 정세영 명예회장의 정신을 더욱 적극적으로 전파, 이들이 새로운 신화를 써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해외 장학사업 첫 대상 국가로 베트남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포니정재단은 2012년부터 고려대학교 대학원과 협약을 맺고 ‘베트남 초청 장학금’도 운영하고 있다. 기존 베트남 대학생 장학금을 받은 학생 중 매년 2명을 선발해 고려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으로 초청하는 장학금 프로그램이다. 포니정재단과 고래대학교대학원이 분담해 이들이 공부에 전념해 석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석사과정 입학금과 등록금 등 학비 전액을 제공하고 있다(왕복항공권, 2년간 월 생활비 90만 원, 한국어교육비, 논문심사 인쇄비, 보험료 등은 HDC현대산업개발이 단독 지원한다). 현재까지 초청받은 장학생은 12명으로, 현재 학생 5명이 한국에서 유학을 하고 있다.
그들 중 이번 여름 학위를 취득한 베트남 초청 장학생 2명을 HDC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만났다. 한국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딘 쑤언 쭝(Dinh Xuan Chung)’과 ‘응웬 응우옛 밍(Nguyen Nguyet Minh)’은 무척 밝은 모습이었다. 딘 쑤언 쭝은 베트남 하노이국립대학교에서 국제경영경제학을 전공하고 서울에 와 2016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고려대학교에서 국제경제학 석사과정을 밟았다. 응웬 응우옛 밍 역시 베트남 하노이국립대학교에서 영어교육학을 전공한 뒤 2016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고려대학교에서 영어교육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다음은 딘 쑤언 쭝, 응웬 응우옛 밍 두 학생과 나눈 일문일답 내용이다.
Q 포니정재단과 함께 한국에서 보낸 2년은 어땠나
A 딘 쑤언 쭝(이하 쭝): 포니정재단의 지원으로 한국에서 소중한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 재단에선 매년 장학증서 수여식과 홈커밍데이 등 크고 작은 행사를 개최한다. 특히 포니정재단이 2017년 11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하노이국립대학교 장학지원 10주년 행사를 열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저를 비롯한 하노이국립대 출신 학생들이 초대를 받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재단 담당자 분들은 우리에게 곤란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도움을 주셨다.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준 점이 무척 마음에 든다.
A 응웬 응우옛 밍(이하 밍): 한국에 처음 왔을 땐 여느 외국인 학생들처럼 학업과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포니정재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이를 빠르게 극복하고 한국 생활에 금방 익숙해질 수 있었다. 한국에서 쌓은 경험이 모두 너무나도 행복했기에 최고의 한 순간만을 꼽기는 힘들다. 하지만 꼭 선택하라면, 포니정재단 직원 분들로부터 받은 도움과 관심이다. 포니정재단은 지난 2년간 저희 초청 장학생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거처부터 한국에서 지내는 데 필요한 보험까지 세심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Q 베트남 친구들에게 포니정재단의 초청 장학제도를 추천하고 싶은가
쭝: 물론이다. 포니정재단 장학 프로그램은 베트남 대학생들에게 아주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우수한 교육환경을 가진 고려대학교에서 생활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는 건 큰 혜택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미래 직업에 대한 준비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밍: 당연히 추천할 것이다. 포니정재단 초청 장학생이 되면 금전적, 정신적 지원을 받으며 최고의 환경에서 수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술적 능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 개인의 지평까지 넓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포니정재단은 학생의 안전, 건강, 권리도 중요하게 여긴다. 포니정 초청 장학생으로 선정되면 한국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길 수 있을거라고 베트남 학생들에게 말할 것이다.
Q 한국에서 석사학위 과정을 밟으면서 얻은 것 중 가장 값진 것은 무엇인가
밍: 전공 지식을 제외하고 얘기하면, 지난 2년간 얻은 것 중 가장 값진 것은 연구 능력과 자기통제력이다. 학부생과는 달리 대학원생이 되면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공부하고 연구해야 한다. 시간과 공부량을 제대로 통제하고 관리하지 않는다면 과제, 보고서, 연구에 치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연구하는 능력과 자기통제력은 고려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이수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그런 능력을 계발해 석사 학위까지 받아 무척 기쁘다.
쭝: 한국에서 석사 학위를 하며 얻은 가장 중요한 건 제 미래를 위한 확실한 방향이다. 2년간 공부하면서 경제학 교수가 돼야겠다는 동기와 열정을 다지게 되었다. 고려대학교 석사 학위를 기반으로 박사 학위에 도전하고자 한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는 이미 정했기 때문에, 이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만이 남았을 뿐이다.
Q 미래의 계획은 무엇인가
쭝: 경제학 박사 과정에 지원할 것이다. 8월에 이를 위한 어학 시험이 예정되어 있다. 호주와 미국에 있는 학교를 알아보고 있다. 요건을 꼼꼼히 챙겨 지원하려고 준비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교수가 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를 해야 한다.
밍: 우선 한국에 6달간 더 있으려 한다. 한국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면서 ‘한국에서의 영어교육’을 직접 경험해보고 노하우를 얻고 싶다. 그 후에는 베트남으로 돌아가 영어교육을 계속 하면서 다른 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
▦다채로운 베트남 대상 장학금
포니정재단은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해외 장학사업의 첫 대상국가로 베트남을 선정했다. 베트남의 미래 개척 의지가 정세영 명예회장의 도전정신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베트남 대학생 장학금
포니정재단은 2006년 베트남 호치민 국립대학교, 2007년 베트남 하노이 국립대학교와 장학금 협약을 맺고 베트남 장학사업을 시작했다. 국제적 감각, 성적, 가정형편 등을 고려해 장학생 60명을 선발한다. 선발된 장학생에게는 1년치 등록금과 생활비 500달러를 지원한다. 매년 9월 각 대학 장학담당 부서에서 장학생 선발 공지를 띄워 교내 우수인재를 추천하고, 재단에서 서류심사를 거쳐 최종수혜자를 낙점한다. 11월 각 학교에서 교수진과 재단 이사진이 참석한 가운데 장학금 수여식을 개최한다.
▲베트남 초청 장학금
포니정재단은 2012년 고려대학교 대학원과 협약을 체결하고 베트남 초청 장학금 프로그램도 가동했다. 기존 포니정 베트남 장학생 중 대학을 졸업하고 석사과정 유학을 준비 중인 학생이라면 누구나 이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다. 포니정재단은 고려대학교 대학원과 분담해 입학금과 등록금을 지원한다. 2년간 매월 생활비 90만 원, 보험료, 왕복항공권 1매, 논문인쇄비 등도 추가로 지원하고 있다. 호치민, 하노이 국립대학교에서 포니정 장학생으로 학부를 졸업한 학생 중 석사과정 진학 희망자들이 매년 3월 지원서를 제출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의 입학심사를 거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재단이 입학 심사를 통과한 지원자 중 최종 수혜자 2명을 선정해 9월 가을 학기부터 2년 동안 지원을 해주고 있다.
▲베트남 교환 장학금
포니정재단은 한국어를 전공하는 포니정 베트남 장학생에게 한국어 심화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국제처와 협약을 맺고 2016년부터 교환 장학생 지원을 시작했다. 포니정 베트남 장학생 중 한국어 전공자 2명을 1년 간 고려대학교 교환학생으로 초대해 한국어 능력을 향상시키고 한국 문화를 체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1년간 생활비 월 90만 원, 왕복항공권 1매, 한국어센터 여름정규과정 수업료, 한국어능력시험(TOPIK) 2회 응시료, 건강보험료 등이 지원되고 있다.
▦풍성한 국내 장학 사업
정세영 명예회장은 평소 “찬란한 역사의 미래는 누가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 나라가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선 많은 인재들이 자신의 꿈을 과감하게 펼쳐나가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포니정재단은 정세영 명예회장의 인재 중시 철학 속에 항상 녹아 있던 이 믿음을 바탕으로, 더 나은 미래로 향하는 젊은 인재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다.
▲포니정 장학금
매년 9월 대학으로부터 역사, 철학, 토목·건축(공)학을 전공하는 2~3학년을 대상으로 학교 추천을 받아 대학생 30명을 최종 선발하고 있다. 장학생들에게 1년간 동계 워크숍, 하계 현장답사, HDC현대산업개발에 재직 중인 선배와의 멘토링, 해외학술탐방 장학생 선발, 홈커밍데이 초청 등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장학금 지급 기간은 1년으로 재단 심사를 통해 연장을 할 수 있다.
▲해외학술탐방단
포니정 장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5월 해외학술탐방단 선발을 공지하고 있다. 세계 속에서 견문을 넓히고 전공에 대한 심도 있는 주제도 탐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동일 전공자 2인 1조로 탐방계획서 접수를 받는다. 탐방 계획과 예산 항목 등을 포함한 탐방계획서를 학술탐방 목적의 명확성, 일정과 내용의 전문성, 구성원의 적극성과 어학능력 등을 바탕으로 평가를 진행한다. 서류 심사와 프레젠테이션 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 2팀을 선발하고, 팀 당 탐방지원금 1,000만 원을 지원한다.
▲예술 장학금
2008년 복합문화공간인 포니정홀 개관에 맞춰 예술 분야를 후원하기 위해 한국예술종합학교 피아노과 김준희 학생을 예술장학생으로 선발하고 3년간 장학금과 연주 후원금을 지원했다. 재능 있는 예술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HDC영창뮤직 콩쿠르’를 후원하고, 수상자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매년 9월 영창뮤직이 피아노, 클라리넷, 색소폰 등 여러 부문의 콩쿠르를 개최하고 국내외 수상자를 선발하고, 포니정재단이 수상자들에게 총 5,000만 원 상당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유소년 축구 장학금
포니정재단은 2015년 대한축구협회와 축구 인재 육성 지원을 위한 장학금 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학업과 훈련을 병행하고 있는 우수한 유소년 축구 선수를 지원하기 위해 5년간 총 6억 원 규모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매년 11월 대한축구협회 장학금 심사위원회가 시도협회, 중등여자연맹, 기술교육실의 추천을 받은 학생 중 서류심사를 통해 60명을 최종 선발하고, 1인당 200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새터민 장학금
새터민들의 영어 교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영국문화원의 대표적 영어교육과정인 ‘English for the Future(EFF)’프로그램을 후원한다. 대상자로 선발된 학생들에겐 영국문화원의 영어 수업 6개월, 영국대사관 인턴십 2개월의 기회도 부여한다. 이후 쉐브닝 장학생 제도(영국 외무성 장학금으로 영국 유수 대학에서 1년간 대학원 과정을 마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영국 소재 대학에 진학하거나 어학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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