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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감염병 들끓지만…머나먼 백신 개발

메르스·지카·사스 잇단 확산 속

국내외 바이오·제약사 노력에도

발병이력 짧고 환자 절대數 적어

임상시험 난항…수익성도 불확실

치료제 상용화 최소 5년 걸릴 듯

국내 감염 '10만명당 300명' 눈앞

일각 "정부 차원 지원을" 주장도





메르스·지카·사스 등 신종 감염병이 잇따라 확산하면서 예방 백신의 개발 현황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외 바이오·제약기업들이 신종 감염병 백신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이제 막 걸음마 단계여서 상용화까지는 최소 5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백신 개발이 완료된 질병은 28종에 불과하다. 지난 1796년 영국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인류 최초 백신인 천연두 백신을 개발한 이래 200여년이 지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그만큼 백신 개발에 신약 못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3년 만에 국내 환자가 발생한 메르스도 아직까지 마땅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국내 바이오기업인 진원생명과학이 메르스 백신의 임상 1상에 돌입해 백신 개발에는 가장 앞서 있고 셀트리온과 일양약품은 메르스 치료제를 전임상단계에서 연구 중이다. 글로벌 제약기업도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다. 사노피, 화이자, 머크, GSK 등 백신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들도 전임상단계에 머물러있다.

신종 감염병을 예방하는 백신 개발이 더딘 이유로는 일단 세상에 출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연구개발 기간이 촉박하다는 점이 꼽힌다. 백신 개발에는 신약과 마찬가지로 통상 10년 안팎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들 신종 감염병은 2010년 전후로 창궐해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다. 주기적으로 확산하지만 소강 상태에 접어들 때는 임상시험에 필요한 환자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부담이다.

막상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글로벌 제약기업이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다. 신종 감염병이 주로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 소득 수준이 낮은 국가에서 발생하는 탓에 최악의 경우 백신을 출시하고도 판매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을 투입해 백신을 개발하더라도 막대한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질병 치료가 아닌 예방이 목적인 백신의 특성도 개발을 더디게 하는 요소다. 백신은 해당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약화시킨 뒤 인체에 주입해 예방력을 높이는 게 주된 역할이다. 환자가 아닌 건강한 사람이 대상이기에 예방률보다 안전성이 우선이다.

앞서 사노피는 지난 2015년 세계 첫 뎅기열 백신 ‘뎅그박시아’ 개발에 성공해 주목받았다. 하지만 필리핀 등에서 일부 어린이가 사망하는 부작용이 나타나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를 받고 있다. 사노피는 뎅그박시아를 개발하기 위해 20년에 걸쳐 15억유로(약 2조원)을 투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흔히 백신의 경쟁력은 예방률로 평가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요소가 안전성”이라며 “이 때문에 아무리 효능이 뛰어난 백신이라도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정부의 승인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신종 감염병 백신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백신 개발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국내 법정감염병 환자는 지난 1990년 14.6명에서 지난해 295.5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해외를 찾는 한국인과 국내를 방문하는 외국인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올해는 300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글로벌 제약사는 자국 환자가 많지 않아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신종 감염병을 예방하는 백신보다 암, 당뇨, 고혈압 등의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국내 기업들이 신종 감염병 백신을 선점한다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성·우영탁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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