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제과 ‘C콘칲’에는 비밀이 숨어 있다.
언뜻 보기에 ‘콘칩’이라고 읽히지만 사실 ‘콘칲’이 제품의 정식 명칭이다. ‘Corn chip’을 우리나라 말로 표기할 경우 외래어 표기법상 ‘콘칩’이라고 해야 맞지만 이 제품이 출시된 해인 1988년에는 발음대로 ‘ㅍ’ 받침을 사용했다.
C는 무엇을 의미할까. 1996년 ‘콘칲 군옥수수맛’이 출시되자 마치 ‘허니버터칩 열풍’ 처럼 미투 제품이 20여개가 쏟아졌다. 미투 제품 대부분이 C콘칲의 은색 유광 패키징을 베꼈다.
출시 당시 소비자들은 은색 유광 패키지에도 ‘새롭다’며 열광했다. C콘칲의 시그니처인 이 패키징을 따라 하자 크라운제과는 마치 오리온 초코파이가 ‘정(情)’을 붙인 것처럼 ‘C(크라운제과)’ 인증 마크를 붙여 지금의 이름이 됐다. 현재 미투 제품들은 거의 사라졌고 C콘칲은 살아남아 옥수수로 만든 칩의 대명사가 됐다.
올해로 출시 30주년을 맞이한 C콘칲은 그동안 12억 봉지가 팔렸다. 누적 매출만 1조원이다. 나초와 재료가 비슷하지만 크라운제과만의 기술을 동원해 두께를 훨씬 얇게(0.5mm) 만들어 색다른 식감을 구현해낸 것이 오랫동안 사랑받은 비결이다. 옥수수 씨눈과 껍질을 제거한 미세분말 반죽을 구워 최대한 옥수수 맛을 살린 C콘칲은 콘스낵 시장(800억원 규모)에서 30년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C콘칲은 비교적 최근 출시된 꼬북칩과 종종 비교되지만 꼬북칩이 성형 과정을 한번 더 거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꼬북칩은 오히려 꼬깔콘에 가깝다는 것.
30년 전의 은색 유광 패키지를 고수하며 옥수수로 만든 칩의 대명사가 된 C콘칲. 크라운제과는 오는 2020년까지 500억원의 브랜드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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