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민주연합노조 산하 대한불교조계종지부(이하 조계종지부)는 20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범을 선언했다.
이날 심원섭 대한불교조계종지부 지부장은 출범선언문을 통해 “지난 9개월여의 소요는 우리 모두에게 깊은 상처와 후유증을 남겨 줬다”며 “돌이켜보면 이 소요의 원인은 수십여 년의 세월 동안 축적되고 지속해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계종 사태 기간 종무원들은 종단 안정과 쇄신의 구호 속에서 ‘수단과 도구’로 전락했다는 게 조계종지부의 주장이다. 조계종지부는 “개혁불사 초심으로 종무에 대한 책무를 다하고자 했으나 우리의 자긍심은 순응적인 문화, 줄서기 문화 속에 무너져 버린 지 오래”라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종무행정은 갈수록 줄어들고 신도를 수동적인 동원의 대상으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당하게 노동자로서 스스로 권익을 보호하고 우리의 일터인 종단과 사찰이 세상에 든든한 안식처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노동조합에 가입한 종무원은 40여 명으로 산하기관까지 합치면 종무원이 총 350여명 정도 되는 만큼 조계종지부는 이날을 기점으로 공개적, 전면적으로 노동조합 가입 원서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조계종지부는 “자유로운 의견조차 표현하기 어려운 조직문화 개선과 종무원들의 인권 및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사부대중의 평등한 공동체 실현을 통해 불자와 국민에게 신뢰받는 종단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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