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가 몰래 회사를 매각하고 잠적한 주먹밥 프랜차이즈 ‘봉구스밥버거’ 사태로 가맹점주가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동반·상생 경영을 실천하는 몇몇 프랜차이즈의 가치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7년 기준 국내에서 5,741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난립하고 있지만 실제로 가맹점주들을 파트너로 생각하며 동반·상생 경영에 나서고 있는 곳은 소수에 그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 내수 경기 악화 등의 악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가맹점주들의 고통까지 분담하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동반·상생 경영은 앞으로 업계 ‘옥석 가리기’를 위한 핵심적 요소로 활용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커피전문점 이디야는 마케팅 비용을 전액 본사가 부담하고 원부자재의 납품가격을 계속해서 낮추는 등 상생 경영으로 프랜차이즈 점주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일부 프랜차이즈 기업이 광고비 과대 책정 문제 등으로 점주들과 분쟁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디야는 2011년부터 매년 실시해온 고객사은행사 뮤직페스타 시행 비용부터 멤버용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이벤트 프로모션 비용 등 모든 광고비용을 전액 본사가 부담해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물가 인상 등으로 고통받는 점주들을 위해 지난해 9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원부자재 가격 인하를 진행하고 최근 일회용품 사용규제 정책에 따라 가맹점당 39개의 컵을 공짜로 지급하는 등의 지원정책을 펼쳤다. 고정 로열티 역시 월 25만원 수준으로 업계 최저치를 유지하고 있어 폐점률이 연간 1%대에 그치는 상황이다.
국내 슬라임카페 프랜차이즈 분홍무지개 역시 가맹점주를 우선 생각하는 ‘착한’ 상생 경영으로 주목받는 곳이다. 분홍무지개는 가맹점이 매출을 많이 올릴수록 더 많은 물건을 더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상호 이득이 되는 ‘조합’ 콘셉트의 선진국형 프랜차이즈를 지향한다. 이를 위해 매달 로열티를 안 받는 대신 물품 공급처로서만 본부가 존재하고 최근에는 불경기로 고객들의 지갑이 얇아진 상황을 반영해 물품 공급가격을 17%까지 낮추면서 점주들의 수익을 높이는 데 노력했다. 가맹점주의 니즈를 적극 반영해서 대용량 위주이던 제품 라인업에 저용량·저가 제품도 새로이 구성하기도 했다.
편의점 프랜차이즈 미니스톱을 운영하는 한국미니스톱도 올해 2월부터 가맹계약을 체결하는 모든 점포를 대상으로 계약 전 기간에 걸쳐 연 최대 7,000만원의 점주 수입을 보장하는 정책을 펼쳐 인기를 끌었다. 5년마다 재계약을 할 때도 보장은 유지된다. 회사 측은 편의점 상위 3개사에 비해 미니스톱은 점포 수도 적고 재정 형편도 넉넉지 않아 점주와 본부가 함께 성장하겠다는 책임감 아래 매출 확대와 비용 축소를 위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봉구스밥버거 사태 등이 한번 터지면 업계 전체가 부도덕한 이미지로 몸살을 앓기는 하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어떤 대기업보다 동반·상생의 가치를 제대로 실천하는 프랜차이즈도 적지 않다”며 “가맹사업을 준비하는 소상공인들이라면 단순한 수익률과 매출 등의 숫자만 보지 말고 본사의 지원과 파트너십 등의 가치를 제대로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권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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