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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교문 이지팜 사장 "농작물 '레시피 데이터' 거래하는 시대 올 것"

[소프트웨어정책硏 컨퍼런스 참석]

"첨단 스마트팜 통해 금산 인삼·보르도 포도 등

클라우드 활용 어디서든 재배, 10년 내 '혁명'"

김명준 SPRI 이사장 "디지털 혁신으로 물 들이자"





“우리나라의 금산 인삼도 농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레시피(재배환경 기록) 데이터만 확보하면 클라우드를 통해 해외 어디에서도 재배할 수 있게 됩니다.”

진교문(55·사진) 이지팜 사장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소장 김명준)가 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디지털 혁신이 그리는 대한민국 신산업 풍경’이라는 주제의 ‘SPRI 2018 가을 컨퍼런스’에서 첨단 스마트팜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가 소스를 공개한 소규모의 푸드컴퓨터가 30여종의 센서와 카메라 등으로 작물의 생장 레시피를 확보한 것을 컨테이너라든지 좀 더 큰 단위로 재배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산물이 배나 비행기·차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레시피 데이터만 보내면 현지의 스마트팜에서 그대로 재배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진 사장은 “앞으로 스마트팜이 첨단화하면 구글플레이나 앱스토어에서 저작권이 거래되듯이 금산 인삼이나 프랑스 보르도 포도 등의 농업 레시피 데이터가 거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소류는 3년 뒤, 과일은 7~10년 뒤면 현실화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측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미국 마트에서 파는 사과가 소비자가 살 때는 수확한 뒤 평균 11개월이 지나 영양분의 90%가 사라진 상태이고 국내에서도 상추가 여름에 값이 급등하는 문제가 해소될 수 있는 셈이다. 도시 스마트팜은 발광다이오드(LED)빛을 비추는 기술이 부족하고 전기료가 많이 나오며 채소류의 식감이 천연물에 미치지 못하지만 기후에 상관없이 재배할 수 있고 생산량과 속도 면에서 큰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날 미국계 디지털헬스케어사인 눔코리아의 김영인 이사는 “미국에서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유전정보를 파악하는 데 10억원을 썼는데 이제는 10만원만 내면 당대사·혈압·피부 등 유전체를 파악해 혈압약이 나에게 맞는지, 언제 머리가 빠질지 등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직 맞춤형 유전체 검사가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웨어러블 기기의 사용이 늘고 영양 데이터도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측정할 수 있게 되며 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이 확대되면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물류사인 메쉬코리아의 이승엽 실장은 “배송을 최적화해 물류비용을 낮추고 배달업 종사자들의 근로환경까지 개선하는데 있어 소프트웨어(SW)의 힘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안성우 직방(부동산테크) 대표, 손준우 소네트(자율주행차) 대표, 최준용 뉴마진캐피탈(블록체인) 대표, 구태훈 시너지벤처파트너스(AI 비서) 대표, 최관표 그립(스마트홈) 전무, 이승엽 메쉬코리아(물류) 실장, 남호정 광주과학기술원 교수(혁신 신약), 박창규 건국대 교수(패션)가 디지털 혁신 사례를 발표했다.

김명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이 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SPRI 2018 가을 컨퍼런스’에서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김명준 SPRi 소장은 “대한민국은 역동적이고 미래를 만들어 가는 나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디지털 혁신이라는 물감으로 우리가 어떻게 그림을 그리는가에 따라 미래 신산업 풍경이 매우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은 첫 기조발제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생산성을 견인하는 힘은 SW에 있다”며 “이미 세계 주요 국가의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사활을 건 경쟁이 시작되었다”고 강조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세계 10대 기업 중 다수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유망 스타트업에 불과했다”며 “혁신 스타트업에 유리한 규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준연 SPRi 실장은 “SW가 우리 노동생산성 증가에 미치는 기여도가 1980년대 0.97%에서 2000년대 약 5%까지 증가했다”며 “질적으로도 기업의 자원 활용도 제고와 과업 중심 업무 재편, 부가가치 창출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SW가 경제체계를 본질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이상민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송희경 의원(자유한국당), 노경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장이 축사를 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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