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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공모주시장의 '두 얼굴'

4차산업·신재생 에너지기업 '흥행'-전통 제조업체는 '찬바람'

기관 경쟁률 950대1서

8대1까지 양극화 심화

연말까지 20여곳 IPO

옥석 가리기 진행될듯





연말까지 상장을 앞둔 기업이 20여개인 가운데 공모주 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4차산업·신재생에너지 등 성장성이 높은 분야의 기업에는 기관투자가의 자금이 몰리는 반면 전통 제조산업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공모주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이후 증시 입성을 위해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을 한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로보티즈와 에스퓨얼셀·지티지웰니스·푸드나무 등 4곳은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가의 경쟁률이 최저 800대1 수준을 넘어 흥행에 성공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요예측을 진행한 나머지 4개 기업의 경쟁률은 100대1도 못 미쳐 희비가 엇갈렸다.

업종에 따라 기관투자가의 반응은 크게 갈렸다. 이달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로보티즈와 에스퓨얼셀의 기관투자가 경쟁률은 950대1에 이르렀다. 덕분에 공모가도 희망가보다 높은 가격에서 결정됐다. 로보티즈의 경우 공모가 밴드 상단이 1만1,300원이었지만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1만4,000원으로 올렸다. 에스퓨얼셀 역시 공모가 밴드보다 높은 수준에서 공모가가 정해졌다.

두 회사는 4차 산업혁명 수혜주라는 점에서 기관투자가의 러브콜을 받았다. 로보티즈는 서비스 로봇 구축 솔루션 사업을 진행 중이다. LG전자 협력업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에스퓨얼셀은 신재생 대체에너지로 꼽히는 연료전지 시설과 시스템을 제조·판매한다. 문재인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오는 2030년까지 20%로 늘리는 방안을 계획 중이어서 연료전지 사업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비슷한 시기 상장 일정을 진행한 전통 제조업체는 투자자로부터 냉혹한 평가를 받았다. 올 9월 상장한 골프웨어 기업 크리스에프앤씨는 기관투자가 경쟁률이 7.89대1에 그쳤다. 이는 수요예측 경쟁률이 일반적으로 100대1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극히 부진한 것이다. 회사 측도 당초 제시한 희망 공모가에서 가격을 낮춰 시장에 입성했다. 그럼에도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보다 낮은 2만4,000원까지 떨어졌고 이후 2만1,000원대까지 밀려났다.

공모주 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상반기에는 업종과 관계없이 경쟁적으로 공모주를 사들인 코스닥벤처펀드들도 수익률이 급락하자 몸을 사리고 있다. 최근 시장 상황도 만만치 않다.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공모주 시장도 긴장감이 높다. 시장이 얼어붙을 경우 상장 일정 자체를 연기하는 기업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연말까지 상장을 마무리하려는 기업은 20여개에 이른다. 일부 기업들은 시장 상황에 따라 눈높이를 당초 예상보다 대폭 낮췄다. 벌써부터 높은 할인율을 적용한 가격을 제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말 시장 상황을 고려해 발행사와 기업가치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공모가를 산정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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