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월드는 지난 9월부터 티니위니 상표권 매각 대금을 중국 패션법인인 의념에서 ‘쪼개기’ 방식으로 송금 받고 있다. 이 자금은 이랜드가 지난 2016년 말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티니위니의 상표권과 사업권을 중국 패션업체 브이그래스(V-GRASS)에 매각하고 받은 자금이다. 총 규모는 8,770억 원. 이 가운데 6,270억 원은 영업권을 갖고 있던 이랜드그룹의 중국 패션법인인 의념이, 나머지 2,500억원은 티니위니의 글로벌 상표권을 갖고 있는 사업지주사 이랜드월드가 받기로 돼 있었다.
브이그래스는 지난해 2월 약속한 매각 대금을 이랜드 그룹에 모두 전달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가 자본 유출 감독을 강화하고 해외기업의 인수합병(M&A)에 제동을 걸면서 문제가 생겼다. 한국으로 송금 되어야 할 티니위니 상표권 매각자금이 중국 당국의 심사 대상에 오른 것. 중국은 500만 달러(약 60억원) 이상의 해외 송금이나 환전에 대해 사전심사를 진행했고 현재까지 해외 법인 인수로 인한 자금 유출을 제재하고 있다. 결국 이 자금은 이랜드의 중국 패션법인인 의념으로 유입됐다. 자금이 필요했던 이랜드월드는 의념에서 관계사 차입금 형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외부차입금을 상환해왔다.
이랜드월드가 받기로 한 티니위니 매각 대금은 지난달부터 수십억씩 나눠 송금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올해 말까지 중국에서 송금이 모두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중국 법인의 실적이 연결 재무제표로 반영돼 티니위니 매각으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매각 대금 송금 여부와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이랜드월드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016년 말 315%에 달했지만 티니위니, 모던 하우스 등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2017년 말 198%로 떨어졌다.
/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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