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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직원이 중심이다…맥도날드의 '인재양성 횡단보도'

아르바이트를 빅맥 50주년 홍보 모델로

60년 이어온 사람중심 경영철학 엿보여

年 최대 300명 알바를 정규직 매니저로

학력·성별·장애 차별 없는 열린채용 등

"직원 성장이 곧 회사 성장" 끝없는 투자





지난 3월 맥도날드의 한국 진출 30주년을 맞아 서울 상암DMC 매장에서 열린 생일 이벤트, 8월 있었던 ‘열대우림동맹(RFA)’ 인증 친환경 커피 출시 기념 이벤트, 같은 달 열린 빅맥 출시 50주년 기념 맥코인 증정 이벤트….

올해 한국맥도날드가 기획한 굵직한 행사들의 기록을 들여다보면 한 명의 남자 모델이 눈에 띈다. 구김살 없는 환한 미소로 사진마다 등장해 맥도날드의 이미지에 친근함을 더하던 그는 바로 맥도날드 상암DMC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박제현(21) 크루다. 그가 맥도날드의 모델이 된 사연은 말하자면 우연에 가깝다. 3월 한국 진출 30주년을 맞아 조주연 사장이 상암 DMC 점을 방문, 직접 고객 맞이에 나섰던 당시 점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박제현 크루가 밝은 미소로 응대하던 모습이 함께 촬영된 것이다. 이 한 장의 사진은 회사 내외부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그는 그렇게 한국 맥도날드의 얼굴이 됐다.

아르바이트 직원도 홍보모델이 될 수 있는 곳. 사람 중심의 철학을 바탕으로 하는 맥도날드가 추구하는 기업상이다. 맥도날드에서는 시간제 직원인 크루부터 본사 직원에 이르기까지 동등한 성장 기회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박제현 크루의 사례는 맥도날드 내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홍보 사진을 찍을 때 레스토랑 근무 직원이나 크루에게 모델로 활약할 기회를 주기도 하고 수년 전에는 아예 직원들만으로 멤버를 꾸려 TV 광고를 제작하기도 했다. 사회 경험을 쌓기 위해 시작했던 아르바이트로 TV까지 출연하는 유명세를 타다니, 직원들로서도 신 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박 씨는 “언론 보도를 통해 사진이 나간 뒤 몇 년간 연락이 끊겼던 지인들로부터 연락이 오기도 하고 친한 친구들은 연예인으로 출세했다며 장난치기도 한다”며 즐거워했다. 현재 대학에서 항공학을 공부하며 관제탑 기관에서 일하는 꿈을 키우고 있다는 그는 군 입대 전까지 계속해서 맥도날드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생각도 밝혔다. 그는 “맥도날드에서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수많은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네고 도움을 줬던 경험은 앞으로 항공 관제사로 도전하는 과정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자신했다.

01. 맥도날드 30주년 이벤트(한국맥도날드 조주연 사장과 함께 서빙하고 있는 박제현 크루)


◇햄버거 회사 ‘NO’, 햄버거를 서빙하는 ‘사람들의 회사’=맥도날드의 ‘사람 중심’ 기업 철학이 다져진 시점은 1955년 맥도날드가 창립된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창립자 ‘레이 크록(Ray Kroc)’는 맥도날드에 대해 단순한 햄버거 회사가 아니라 햄버거를 서빙하는 ‘사람들의 회사(People Company)’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에야 사람 중심의 기업을 표방하는 곳이 많아졌다지만 60년 이상의 역사를 통틀어 ‘사람’을 핵심 경영 가치로 내세운 기업은 손꼽을 정도다. 오랜 시간 이어진 맥도날드의 인재 중심 경영 역시 다른 기업들이 쉽게 흉내 내지 못할 정도로 탄탄하게 이뤄지고 있다.

사람 중심의 경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맥도날드의 자랑인 ‘열린 채용’이다. 누구나 노력하고 성과를 내면 그에 걸맞은 보상과 승진, 성장의 기회를 약속하는 곳. 실제로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총 2,242명의 시간제 직원(크루)를 정규직 매니저로 전환해 채용해 눈길을 끌었다. 누구에게나 동등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매년 100~300명의 크루들이 정규직 매니저로 옷을 갈아입은 것이다. 현재 맥도날드 본사 직원 50% 이상이 매장에서부터 커리어를 시작했고 전국 매장의 점장 중 70%가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입사해 점장이 됐다는 기록적인 사례도 남겼다.



맥도날드의 채용은 학력·성별·장애 등 차별이 없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012년 업계 최초로 ‘주부 채용의 날’ 행사를 개최해 경력이 단절된 워킹맘들에게 재취업 기회를 제공했으며 2000년대 초반부터 외식업계 최초로 ‘시니어 인턴십 프로그램’을 도입해 어르신 직원들도 적극 고용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맥도날드가 채용한 주부 크루는 3,952명에 달하고 시니어 크루 역시 763명에 이른다. 2018년 현재 장애인 직원 역시 240명으로 전체의 3.5%에 달해 민간기업 법정 의무 고용률인 2.9%를 상회하고 있다.

04. 빅맥 50주년 기념 맥코인 증정 이벤트 홍보 중인 박제현 크루(오른쪽)


◇사람 투자는 아낌없이…양성 평등에도 앞장=맥도날드는 직원들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성장의 기회가 곧 맥도날드의 성장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사람 투자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예컨대 시간제 아르바이트라 하더라도 본사 직원과 동일한 4대 보험과 퇴직금을 주고 있으며, 건강검진은 물론 각종 경조사 지원, 어학교육 지원, 사이버 대학 입학 및 수강 지원, 입학 적령기 자녀를 둔 이들을 위한 축하금 제공 등의 다양한 복리후생도 제공한다.

특히 여성 직원에 대한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하고 있는 기업으로도 꼽힌다. 과거부터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사용을 장려해왔으며 휴직으로 오랜 기간 일터를 떠났던 여성 직원들이 다시 업무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선임들이 도와주는 문화도 만들었다. 유연 근무제도를 실시해 주부 직원들이 본인에 적절한 시간대를 자율적으로 선택해 가사 및 직장 업무를 부담 없이 병행할 수 있게도 돕는다. 맥도날드의 이 같은 노력은 전체 직원 중 여성 비율이 50%를 넘어서게끔 하는 힘으로 작용했다. 매장 매니저의 경우 70%가 여성으로 구성돼 있다. 여성 임원 비율도 35%에 달해 국내 500대 기업 평균인 2.7%를 크게 웃돌고 있어 양성 평등을 추구하는 다른 기업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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