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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에 쏟아진 경고] "노동·재정 근원적 개혁 필요...선거없는 내년이 마지막 기회"

■경제 석학들 고언

노동비용 상승·생산성 저하

경제 위축되고 실업률 치솟아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가능성

금융·실물 '더블 위기' 대비를

이근(가운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 ‘2019년 한국경제 대전망’ 저자들이 6일 서울 새문안로 S타워에서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21세기북스




“한국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데 소득주도 성장은 부작용을 낳고 혁신성장은 성과가 안 나며 악화하고 있습니다. 한 5년 정도는 상당히 어려운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2019 한국경제 대전망’을 펴낸 34명의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한국이 처한 내우외환(內憂外患)을 돌파하려면 노동과 산업, 정부 재정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문재인 정부 3년 차인 2019년은 선거를 의식하지 않고 경제에만 집중할 마지막 기회인 만큼 정책 변화가 시급하다는 데도 인식을 같이했다.

◇목소리 커진 노조, 고용 꺼리는 기업=경제전문가들이 한국이 당면한 내부 위기로 꼽은 단기적인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이나 중기적인 유럽형 고(高)실업의 함정은 최저임금 급등과 근로시간 단축 같은 인건비 상승에서 비롯한다. 여기에 노동조합의 입김은 세지고 정부가 앞장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만 강조하며 노동 경직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최영기 한림대 객원교수는 “노동비용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노무 리스크에 노출된 기업 경영자들이 실질적으로 고용을 위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산업 경쟁력도 답보 상태다. 이근 서울대 교수는 “최근 청와대에서 한국 성장률이 2.7%면 낮지 않다고 했는데 절대 수준을 떠나 잠재성장률(2.8~2.9%)을 밑돌았다면 높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고령화로 복지지출은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산업 분야의 파이를 키우지 않는다면 향후 한국은 조세부담률을 대폭 끌어올리거나 국가부채를 높이는 재정 트릴레마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앞으로 닥칠 재정부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대외건전성이 취약한 만큼 스웨덴처럼 조세부담률을 끌어올리는 방향이 상대적으로 낫다”고 설명했다.





◇세계 자본주의 위기 중심에 선 한국=국내 여건도 어렵지만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리면 상황은 더 엄중해진다. 세계 경제를 지배하던 자유무역주의가 퇴보하고 보호무역주의가 등장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러시아 등에서는 포퓰리즘과 민족주의 성향의 정부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단순히 무역 갈등을 넘어 새로운 냉전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위기가 상존한 가운데 특히 지난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에 그치지 않고 실물 분야 타격이 함께하는 ‘더블 크라이시스(위기)’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교수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은 실물에 문제를 발생시켜 거시적으로 전 세계의 경기 위축을 낳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 지금까지 개방경제에 가장 최적화한 국가이자 민주주의 체제의 수혜자로서 성장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 같은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함께 한국과 가장 밀접한 무역상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큰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여기에 일본이 양적 완화를 마치고 통화정책을 정상화할 수 있는 점도 위기 요인으로 꼽힌다. 류 교수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저금리의 엔화를 빌리는 엔캐리 트레이드를 많이 했는데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동선진화·재정개혁으로 극복해야=전문가들은 규제 혁신과 노동·산업시장 개혁, 생산성 혁신을 통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노동구조 개혁, 선진화 없이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정 집행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호원 서울대 산학협력중점교수는 “(재정으로)단기적 일자리 창출은 의미가 없다”며 “생산성 제고와 혁신에 많이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교수는 “매년 100조원에 달하는 조세지출이나 국가보조금을 생산적 자원 배분에 제대로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숱한 위기 속에서 북한은 기회 요인으로 평가됐다. 다만 정치·군사적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한국 경제에 얼마나 큰 ‘기회의 창’이 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전망이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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