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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 제약·식품 '2조 혈투'…건기식 경계 무너지다

■ 身과 함께…건기식의 인과 연

한때 이익 적은 '계륵'으로 취급 받았지만

웰빙시대 맞아 2015년 섭취율 40% 상회

제약 vs 식품업계 본격 시장 쟁탈전 돌입

제약, 건강 지식·성분 자신감으로 중무장

식품업계는 맛·브랜드 신뢰로 소비자 유혹

양측 열띤 경쟁에 건기식 시장 확대 가속





의약품과 식품의 경계에 자리 잡은 ‘건강기능식품’은 과거 제약·식품 기업 모두에 큰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버리기에는 아까운 ‘계륵’ 취급을 받고는 했다. 몸에 좋고 질병을 낫게 하는 유효성분으로는 의약품을 따라갈 수 없고 비교적 저렴하게 영양소를 챙길 수 있는데다 맛까지 좋다는 측면에서는 식품을 이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건강기능식품의 위상이 사뭇 달라졌다. 소비자들이 약보다는 부담이 적고 식품보다는 몸에 좋은 성분이 더 담긴 건강기능식품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지 등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전 우리나라 성인의 건강기능식품 섭취율은 20~25%를 넘지 못했지만 2015년 무렵에는 40%를 웃도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시장 역시 2010년 1조원 규모에서 2017년 2조2,374억원으로 두 배 이상 훌쩍 뛰었다. 과거 ‘구색 맞추기’ 수준으로 건강기능식품 판매에 나섰던 제약·식품 업계는 이제 시장 쟁탈을 위해 본격적인 각축전에 돌입한 상황이다.

하루 요쿠르트 두병 먹으면 면역력 강화


◇제약·식품 허물어지는 경계…승자는 누구?=제약 업계와 식품 업계는 2조원 규모의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이끌어가는 양축이지만 시장에 접근하는 태도나 전략은 사뭇 달랐다. 사용하는 용어부터 다른데 우선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단어를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쪽은 제약 기업이었다. 식품 기업들은 보다 넓은 개념인 ‘기능성 식품’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썼다. 건강기능식품과 기능성 식품을 구분하는 기준은 어떤 원료를 얼마나 사용하느냐다. 예컨대 식약처로부터 체지방 감소 기능성을 인증받은 원료 카테킨(녹차 추출물)을 일정 용량 이상 사용한 보조제나 음료는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으로 불리지만 녹차 성분이 기준보다는 낮아도 상당히 포함된 음료 등은 기능성 식품으로 구분하는 게 적절하다. 내놓는 제품이나 판매전략에서도 차이가 나는데 제약 업계가 신제품을 출시하며 의약학 전문가들이 검증한 ‘고가’의 ‘기능성’ 성분에 초점을 맞춘다면 식품 업계는 ‘일상에서 부담 없이 챙기는 건강’을 콘셉트로 잡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연평균 10%씩 성장하는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두고 경계는 허물어지는 중이다. 식품 업계가 식약처 인증을 받은 원료를 사용한 건강기능식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는가 하면 제약 기업은 건강에 좋은 음식을 선보이겠다며 레스토랑까지 운영하며 시장 쟁탈전에 나선 것이다. 일례로 덴마크 요구르트 등으로 발효유 시장을 이끌고 있는 동원F&B는 최근 식약처에서 면역력 강화 효과를 인증받은 유가공 발효유 ‘뮤닝’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면역세포 활성에 도움을 주는 알로에 속 면역다당체(아세틸레이티드만난)와 특허받은 유산균 락토바실러스 사케이 프로바이오 65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요구르트 제품 ‘뮤닝’은 전문가들로부터 하루 두 병을 먹으면 면역력 강화에 충분히 효과가 있다는 검증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업계 1위 제약 기업인 유한양행은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오리진’을 론칭하며 올해 4월 서울 여의도 IFC몰에 매장 겸 레스토랑인 ‘뉴오리진 콘셉트스토어’를 열어 주목받았다.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원료가 되는 성분·약재들을 직접 보고 해당 원료로 맛을 낸 식사까지 즐길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건강에 초점을 맞춘 독특한 분위기로 하루 5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며 “바로 요리해서 먹을 수 있는 자연 유래 원료로 건강기능식품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근육량 감소를 막아주는 성인 영양식


◇장염 예방 분유, 여성 위한 초콜릿 등 독특한 제품 출시 잇따라=제약·식품 업계의 경계가 무너지고 경쟁이 치열해지자 기존에 없던 독특한 기능성 제품과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시도도 가속화하고 있다. 식품이 포함하는 영양소와 건강 유효성분 함량은 최대로 높이면서도 맛과 식감 또한 놓치지 않으려는 제약·식품 업계의 노력이 이어짐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지도 다채로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허니부쉬 열대과일음료 4종


롯데푸드 파스퇴르는 최근 겨울철 영유아 설사·장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로타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분유를 출시했다. 분유 속에 로타바이러스 활동을 억제하는 유산균 추출 대사산물(EPS)이 포함돼 있어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감염 후 설사 증상도 완화된다는 사실이 동물실험 결과 입증됐다. 매일유업 역시 최근 노화가 진행되며 나타날 수 있는 근육량 감소 예방을 목적으로 매일 간편하고 맛있게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도록 설계한 성인 영양식 전문 브랜드 ‘셀렉스’를 론칭했다. 간편하게 뜯어서 바로 마실 수 있는 ‘마시는 고단백 멀티비타민’, 우유 한 컵 분량의 단백질이 담긴 ‘밀크 프로틴바’ 등이 대표제품이다. 회사 측은 “단백질 보충제는 많이 출시돼 있지만 먹기 불편하고 맛이 없어 손이 잘 가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특히 체력관리에 신경 써야 하는 중장년층이 맛있게 먹는 것만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제품들을 계속 선보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약 기업인 한독도 최근 국내 최초로 경증 치매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환자용 음료 ‘수버네이드’를 출시해 주목받았다. 인지장애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검증을 받은 각종 원료를 여러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조합한 ‘포타신 커넥트’라는 특허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경증 알츠하이머 및 인지장애 환자들이 부족할 수 있는 영양소를 집중 공급해 뇌의 시냅스 연결을 활성화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유한양행은 뉴오리진을 통해 생리 중 호르몬 분비가 불규칙해지는 여성들을 위해 특별한 초콜릿 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마그네슘과 아연·칼슘 등의 성분과 몸을 따뜻하게 하는 루이보스 추출물, 생리통에 도움을 주는 허브 성분 등을 포함해 여성들의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간편하게 건강을 챙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제약·식품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다채로운 제품들이 출시돼 시장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미·양사록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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