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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투톱 교체]실세 정책실장에 참모형 부총리...소득주도성장 더 속도 낸다

■洪·金 경제정책 어디로

경제라인 조화 고려한 세트인사

포용·3대 경제기조 중요성 반복

'원팀'강조하지만 靑 입김 커질 듯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정부서울청사를 나서며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있다. 김 경제부총리는 국회 예산심의가 진행되는 도중에 교체 인사가 난 데 대해 “전혀 아쉽지 않다”면서 “지난 1년 6개월간 경제·일자리·민생 등 세 가지에 매진했고 개인적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문재인 정부의 2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9일 청와대는 홍 후보자를 경제총괄, 김수현 정책실장은 포용국가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로 구분했다. 홍 후보자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두 사람의 호흡을 강조한 셈이다. 홍 후보자도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정책실장의 정책 엇박자 논란을 의식한 듯 가장 먼저 ‘원팀(One team)’을 꺼내 들었다.

이를 고려하면 2기 경제 투톱은 협력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자가 “경제부총리가 독자적으로 독단적으로 가겠다는 뜻이 아니고 청와대 정책실장, 수석들과 치열하게 내부적으로 조율작업을 하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신의 장점으로 소통력과 조정력을 꼽은 것도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보다 청와대와의 협력을 중시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홍 후보자는 윗사람 입장에서 안심하고 일을 맡길 수 있다”며 “앞으로 경제정책 분야에서 총리를 보좌하고 청와대와의 의사소통도 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사람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2년 이상 함께 근무했다. 홍 후보자는 이날 김수현 실장에게 “매주 또는 격주로 만나자”고 제의하기도 했다. 최소한 두 사람의 갈등이나 의견대립이 외부로 표출될 일은 적을 것이라는 게 관가의 예상이다. 여당의 한 관계자도 “처음부터 ‘홍남기-김수현’ 인사를 세트로 같이 생각하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경제수장과 청와대의 불협화음을 없애고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두 사람의 조합이 잘 맞다고 본 것”이라고 전했다.

정책적 측면에서는 투톱 교체에도 소득주도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용국가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업무가 사실상 소득주도성장이다. 게다가 김 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과 부동산정책에서 드러나듯 소신이 뚜렷하고 한 번 정해진 정책의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 복지정책을 다루는 사회수석이었던 만큼 소득주도성장의 궤도를 수정할 가능성은 없다. 문 대통령이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포용국가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며 경제정책을 바꾸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 김 실장은 앞으로도 핵심정책 기조를 유지·발전시킬 것이라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공통된 예상이다. 특히 포용국가를 위해서는 국가재정을 바탕으로 복지지출을 늘려야 한다. 공정사회를 위한 부동산·조세정책 개편, 협력이익공유제를 포함한 갑을 문제 해결이 필수다.



지금으로서는 홍 후보자도 기존 정책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는 이날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은 택일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통해 포용국가로 나가야 한다는 것인데 지금까지의 정책 기조와 같다. 홍 후보자가 박근혜 정부 때 바이오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최근까지 국무조정실에서 규제개혁 업무를 담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동연 부총리처럼 혁신성장은 꾸준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자도 바이오와 공유경제 서비스 규제개혁에 관심이 많다. 다만 청와대와의 정책협의 과정에서 규제개혁을 모두 관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홍 후보자는 리더십을 120% 발휘해야 하는 처지다. 김 실장은 대입제도 개편과 국민연금 개편안을 다루면서 ‘왕수석’으로 불렸다. 정부 안팎에서는 ‘홍남기-김수현’ 체제가 처음 거론될 때부터 실세 정책실장에 ‘참모형 부총리’ 조합이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포용국가라는 게 결국은 복지확대 등을 통해 양극화를 줄이자는 것”이라며 “정책실장의 업무가 대부분 경제 분야라는 점을 고려하면 청와대의 의중이 많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수문화가 중요한 공직사회에서 행정고시 29회인 홍 후보자는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27회)보다 두 기수 밑이다. 경제 컨트롤타워인 경제부총리가 경제수석보다 후배였던 경우는 없었다는 게 관가의 분위기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5회,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26회다. 연장선상에서 ‘참모형’이라는 평가도 넘어야 할 산이다. 보고 내용이 뻔하거나 준비가 부실하면 그 자리에서 크게 나무라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홍 실장이 있어 든든하다”고 할 정도로 신임이 두터웠지만 2인자와 경제수장의 리더십은 다를 수밖에 없다. 뚜렷한 색깔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홍 후보자에게는 부담이다.

이 때문에 관가에서는 유약한 이미지의 홍 후보자가 성장 마중물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혁신성장에 속도를 내고 투자와 고용절벽을 끊어낼 수 있어야 경제수장으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혁신성장부터 하나씩 결과가 나와야 홍 후보자가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규제개혁과 투자 활성화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기하강 속도가 가팔라 주변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홍 후보자가 어려운 경제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세종=김영필·한재영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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