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15일부터 유럽연합(EU)에 속한 한 국가에서 다른 회원국으로 휴대폰을 통해 국제전화를 할 경우 전화요금에 1분당 19센트 유로(247원, 1유로=1,300원 적용)의 상한선이 적용된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의회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EU 내 통신요금 제한을 포함한 통신 패키지안에 대한 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 584 대 반대 42, 기권 50의 압도적 표차로 가결 처리됐다고 보도했다. 문자 메시지에는 건당 6센트 유로(78원)로 상한선이 적용돼 통신요금 부담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통화요금 인하는 28개 EU 회원국 내에서 휴대폰 계약을 한 경우에만 적용되고 미국이나 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서 유럽을 방문한 경우는 제외된다. 로베르토 비올라 EU 집행위원회 디지털 부문 위원장은 “이로써 EU 회원국 국민은 다른 회원국에 머무는 사람과 큰 재정적 부담 없이 통화할 수 있다”며 “우리는 디지털 국경 없는 유럽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내 통화요금 상한선 도입 이유는
단일경제권 실현 앞당기고
EU가입 이점 피부로 체감
회원국간 결속력 높이기 나서
EU가 역내 통신요금 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은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회원국 국민에게 EU 가입의 이점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함으로써 EU에 대한 비판과 EU에서 탈퇴하려는 원심력을 차단하겠다는 목적이 있다. EU는 앞서 지난 2017년 6월에 EU 역내에서 부과해온 휴대폰 로밍요금을 폐지해 EU의 사회적 통합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유럽 국가들 간에 화폐에 이어 통신까지 통합함으로써 단일통화 경제권 실현을 앞당기고 EU 회원국의 결속력도 높이겠다는 의도다. EU 회원국 내에서 다른 국가를 방문하거나 여행할 때 높은 요금을 부담하는 것은 EU 회원국 사이에 문턱 없는 단일시장 형성을 막는 장애물이자 디지털 시장 활성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따라서 이번에 통신요금 상한선을 대폭 낮춰 EU 역내에서 저렴한 요금으로 통화하고 디지털 콘텐츠를 이용함으로써 유럽 내 디지털 시장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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