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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들, 백화점서 지갑 활짝 열었네

현대百 VIP고객 연10%대 신장

롯데도 매출 비중 20%대 유지

신세계 3% VIP가 40% 이끌어

전체 실적 저조 속 증가세 뚜렷

백화점, 혜택 늘려 'VIP 모시기'





최근 불경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백화점 실적에서 VIP 고객의 입지가 굳건해지고 있다. 매년 한 사람당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 가량을 거뜬히 소비하는 VIP 고객에게 백화점업계가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26일 현대백화점(069960)에 따르면 VIP 등급 고객 수가 2016년부터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해마다 10%대 신장률을 보이며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VIP 중 VIP로 분류되는 쟈스민 등급의 고객 수가 전체 VIP 수의 증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은 VIP 등급을 총 5개로 분류하고 있다. 가장 높은 등급인 ‘쟈스민 블랙’은 8만5,000점 이상의 포인트를 보유하는 고객으로 한정된다. ‘쟈스민 블루’와 ‘클럽 자스민’의 자격 요건은 각각 포인트 6만 5,000점과 4만 점 이상을 보유하는 것이다. 그 밑으로는 ‘플래티늄(2만점 이상)’, ‘골드(5,000점 이상)’ 등으로 구분된다. 포인트는 1,000원 구매 시 1점이 적립(일부 상품은 0.5점 또는 미적립)된다.

현대백화점 매출 중 VIP 고객에게서 발생하는 매출은 2016년부터 올 11월 22일 기준까지 매년 20% 선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VIP 고객 매출 비중이 2015년 22.0%, 2016년 22.8%, 2017년 24.0%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의 전체 고객 중 VIP는 3.0%에 불과한 반면 매출 비중은 40%에 가까웠다. 사실상 VIP가 백화점의 매출을 떠받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롯데백화점 MVG 라운지 본점/사진제공=롯데백화점




VIP 고객의 매출 성장세는 백화점의 매출이 소폭 감소하며 상대적으로 돋보이고 있다. 실제로 올 1분기부터 3분기까지 현대백화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기 1.6% 감소한 13억 3,122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6.9% 하락한 2억 5,796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백화점이 저조한 실적을 냈지만 VIP 고객의 숫자와 이들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변함이 없거나 오히려 증가한 점이 눈길을 끈다.

현대백화점 VIP가 가장 많이 소비한 부문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해외패션’으로 동일했다. 2016년 VIP 고객의 지출 부문 중 38.5%를 차지했던 해외패션은 올해 40.2%까지 올라섰다. 그다음으로는 여성패션(17%)과 식품(12.9%)에서 가장 많은 지출이 발생했다.

리빙 분야에서는 3년 연속으로 VIP 고객의 매출이 늘고 있다. 2016년 VIP 매출의 9.5%가 리빙에서 나왔다면 올 11월 기준 11.1% 비중으로 상승했다. 리빙군의 매출 신장세는 백화점의 최근 트렌드와 맥을 같이 하지만 VIP 고객층에서는 이와 같은 흐름이 더욱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SNS 집들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성능과 같은 기능적 요소뿐만 아니라 디자인까지 중시되며 값비싼 가전·가구의 판매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에 돈을 아끼지 않는 ‘가심비’ 열풍이 인테리어로도 번지면서 가전·가구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VIP를 중심으로 명품 가구나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등을 찾는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편 백화점업계는 ‘큰 손’인 VIP를 늘리기 위해 혜택을 강화하는 한편 잔여 포인트를 안내하며 VIP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현재 라운지 이용, 현대백화점 카드 상시 할인, 문화센터 정규강좌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현대백화점은 내년부터 고객 맞춤형 문화 서비스를 추가로 신설할 예정이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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